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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칼럼] 미국 대학에서 배워라

미국 남부를 대표하는 명문대학 듀크대의 로고에는 담뱃잎이 그려져 있다. 설립자인 듀크 가문은 지난 1920년대 당시만 하더라도 미국 담배시장의 90%를 장악할 정도로 담배농사로 성공한 농사꾼이었다. 이후 전기와 알루미늄 등 첨단산업으로 사업방향을 전환해 산업자본가로 명성을 날렸고 대규모 자본을 바탕으로 듀크대도 의료ㆍ바이오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오늘날의 명성을 얻을 수 있었다. 듀크대에서 버스로 20분 거리에 있는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학(NCSU)에서도 ‘상아탑과 자본’의 이상적인 결합이 이뤄지고 있다. 이 대학은 세계에서 몰려든 기업들에 대학부지를 임대해 수입원으로 활용하고 있으며 지난 3년간 16개 벤처 인큐베이터를 분리시켜 주식시장 상장을 겨냥하고 있다. 이 기간 동안 외부 벤처캐피털 회사들로부터 조성한 자금규모만도 1억3,500만달러에 달한다. 미국 동부의 명문인 예일대도 비즈니스 마인드로 똘똘 뭉쳐 있다. 예일대는 1년에 두 번 가량 뉴욕과 워싱턴의 외국 특파원들을 초청해 대학 탐방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미래 청사진을 소개하고 이를 해외 유력 신문에 기사화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기차표와 식비는 대학이 부담하지만 이를 통해 거둬들이는 대학홍보와 우수인재 유치 효과는 엄청나다. 미국 대학들의 자본주의 정신은 펀드운용에서 여실히 나타난다. 하버드대가 259억달러의 펀드를 운용하고 있는 것을 비롯해 예일대 152억달러, 스탠포드대 124억달러, 미시건 49억달러, 시카고 41억달러, 듀크대 38억달러 등을 기록하고 있다. 미국 대학들은 지난해 17.6%의 평균 운용 수익률을 나타냈으며 올해에도 수익률은 15%에 달한다. 펀드운용 수익금은 장학금과 직원 급여, 신축건물 재원 등으로 사용된다. 미국 대학들이 세계 최고의 인재를 배출하며 지구촌 상아탑으로서의 위상을 자랑하고 있는 것은 기업가 정신으로 자본을 축적하고 이를 연구개발과 석학확충에 투자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매년 새 학기가 시작되면 등록금 인상을 놓고 대학과 학생들이 마찰을 빚고 있는 우리의 현실과는 큰 차이가 있다. 한국 대학들도 등록금이라는 단일 수익원에 의존하기보다 기업논리를 적용해 다양한 재원마련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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