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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도의 삶·예술 가무악극으로 풀어내다

국가브랜드 공연 '화선 김홍도' 국립극장 내달 8일 막 올려<br>한국적 리듬·선율 바탕, 서양 악기·춤사위 활용<br>"세계인 공감대 확보로 한국 대표공연 키울 것"

김홍도의 삶과 예술을 조명하는 국가브랜드공연 가무악극 '화선, 김홍도'가 오는 7월 8일 화려한 막을 올린다. 본 공연에 앞서 주역 배우들이 출연한 '화선, 김홍도'의 시연회 장면. /사진제공=국립극장

조선 땅과 민초들의 삶, 가장 한국적인 정신을 화폭에 담았던 화가. 시대를 넘어 한민족을 대표하는 화가로 자리잡은 김홍도(1745~?). '화선(畵仙), 김홍도'의 삶과 그림, 예술 철학이 한국의 가무악극을 통해 새롭게 조명된다. 국립극장은 오는 7월 8~16일 국가브랜드 공연 '화선, 김홍도'를 해오름극장 무대에 올린다고 14일 밝혔다. '화선, 김홍도'는 한국적 노래와 춤, 음악, 연극이 한데 어우러진 가무악극의 형태로 공연된다. 가무악극은 창(唱)과 민요, 춤, 음악, 연희 등 전통 예술장르가 동등한 무게로 한데 녹아 있는 총체극으로 근대 이후에 예술 장르로 정형화됐다. 이 작품에는 국립극장의 3대 전속단체(국립창극단, 국립무용단, 국립국악관현악단)와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뮤지컬 배우들이 함께 출연하는데, 국립극장 전속단체 3곳이 모두 참여하는 것은 지난 2000년 '우루왕(김명곤 연출)' 이후 11년 만이다. 깊이 있는 성찰과 맛깔스런 대사로 울림 있는 이야기를 담아내는 작가 배삼식이 대본을 썼고 연극ㆍ마당극ㆍ총체극 등 다양한 양식을 통해 우리 무대 예술의 정체성을 찾아온 손진책 국립극단 예술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손진책 연출은 "브로드웨이 대형 뮤지컬이 주류를 이루는 21세기 공연 시장에 선보이는 '화선, 김홍도'는 18세기 김홍도가 주체성을 갖고 조선의 필법을 고집했듯이 한국적 표현 양식과 예술 정신을 기반으로 만들었으며 궁극적으로 한국을 대표하는 공연으로 키우겠다"고 말했다. 극은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두 주인공, 김동지와 손수재가 김홍도의 그림 속으로 빨려 들어가면서 시작된다. 김동지는 현실로 돌아가기 위해, 손수재는 꿈에도 그리는 이를 찾기 위해 각기 다른 목적으로 김홍도를 찾아 나선다. 무대는 씨름터, 나루터, 장터 등 마치 김홍도의 풍속화첩을 넘기듯 한 폭 한 폭 그림 같다. 그림 속 인물들의 이야기와 음악, 춤이 현대적인 무대와 영상 메커니즘에 접목돼 18세기 김홍도의 삶과 그림이 21세기 무대 위에 펼쳐진다. '화선, 김홍도'는 전통 무대 예술 방식을 그대로 사용하기보다는 본질적인 리듬과 호흡은 한국적인 색채를 가져가는 대신 서양의 악기와 춤사위를 활용해 동시대인의 공감을 확보하는 데 주력했다. 예컨대 대사는 레치타티보(오페라에서 대사를 말하듯이 노래하는 형식)로 표현되는 한편 우리의 장단과 선율 등 한국적인 리듬과 민요를 주로 사용한다. 오케스트라도 20인조 국악관현악단에 10인조 서양 오케스트라를 함께 편성해 우리 선율과 구조를 바탕으로 하면서 현대인의 귀에 익숙한 음악을 사용한다. 안무 역시 전통적 춤사위에 서양의 문법이 녹아 있는 춤사위를 선보일 예정이다. 무대는 액자식(프로시늄) 무대를 탈피하고 무대와 객석의 경계가 없는 우리나라 전통적인 열린 공간을 지향한다. 무대 아래 오케스트라 고정 좌석을 없애는 대신 무대와 객석을 하나로 연결해 그림 속 인물들이 현실과 환상 속을 넘나드는 듯한 효과를 배가시킨다. 임연철 국립극장장은 "18세기 사대부들이 중국을 기준으로 삼고 모든 그림을 중국풍으로 그렸다면 김홍도는 조선 고유의 정신을 드러내고자 했다"며 "전통 예술의 현대적인 해석을 통해 동시대 관객들과 세계인의 공감을 불러일으키겠다는 취지로 시작된 국립극장의 국가브랜드 정신과도 맞아떨어진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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