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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P의 빈소정치

"정치는 허업… 지는게 이기는 것… 국민을 호랑이처럼 알아야"

거물급 정치인들에 훈수·일침

마지막 인사, 김종필 전 국무총리가 25일 오전 서울 송파구 풍납동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서 열린 부인 고(故) 박영옥 여사의 발인제(發靷祭)에서 묵념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종필 전 국무총리의 부인 고(故) 박영옥 여사의 발인이 25일 서울아산병원에서 엄수됐다. 박근혜 대통령의 사촌언니인 박 여사의 장례식인데다 김 전 총리를 위로하기 위해 거물급 정치인들이 빈소를 찾으면서 김 전 총리가 건넨 정치훈수도 주목을 받았다.

김 전 총리는 정치인들의 조문 행렬에 자신의 정치에 대한 회한을 담은 "정치는 허업(虛業)"이라는 지론을 늘어놓았다. 그는 박병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에게 "정치는 키워서 가꿔 열매가 있으면 국민이 나눠 갖지 자기한테 오는 것이 없다"면서 "국민에게 나눠주는 게 정치인의 희생정신이다. 정치인이 열매를 따 먹겠다고 하면 교도소밖에 갈 길이 없다"고 정치관을 드러냈다. 9선의 최다선 국회의원으로 과거 3김 시대를 통해 자신의 정치적 주가를 한껏 끌어올리고 김대중 정부 시절 총리를 역임했지만 쓸쓸히 부인의 빈소를 지키는 자신의 처지를 빗댄 표현이기도 한 셈이다. 김정례 전 장관에게는 "대통령 하면 뭐합니까. 다 거품 같은 것이지"라며 "책임 안 지고 대통령 중심제 하지 말라고 하는데 그랬다가 (내가) 정계에서 쫓겨났잖아"라고 자신의 정치 역정을 되돌아보기도 했다.

그는 여당 의원들을 향해서는 대통령에 대한 보좌를 강조했다. 김무성 대표와 만난 자리에서는 "정상은 외롭고 괴롭고 어디 갖다 붙일 데 없는 그런 고독한 자리인데 박 대통령을 잘 좀 도와드리십시오. 도와 드리면 반대급부가 있을 거요"라고 박 대통령에 대한 애틋한 애정을 드러냈다. 이완구 국무총리에게는 "박 대통령은 섬세한 여성이기 때문에 국무총리가 자꾸 그런 얘기(직언)를 해서는 안 된다"면서 "할 말이 있으면 조용히 건의드리지 대통령한테 이런 얘길 했다고 (외부에) 자랑하지 말라"고 말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을 만나서는 "정치인은 국민을 호랑이, 맹수처럼 알아야 한다"고 따끔한 일침도 가했다.



김 전 총리는 야당 인사에게도 정치 훈수를 아끼지 않았다. 문재인 대표에게는 "내각책임제를 잘하면 17년도 (권력을 유지할 수 있다), 그러면 하고 싶은 것 다 할 수 있다"고 내각제에 대한 응원의 메시지도 전했다. 안철수 의원에게는 "기대를 걸고 있다. 소신껏 이끌고 나가세요"라고 덕담을 나눴다. 우윤근 원내대표와의 자리에서는 "야당은 (여당에) 지면서 이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영원한 정치 2인자로 구순을 넘긴 김 전 총재는 이날 발인을 지키면서 정치 후배들에게 "부인들 잘 쓰다듬어주시오. 아무 소용없어. 억만금이 있으면 뭐해"라는 말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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