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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급락 되풀이될라" 쉽사리 투자 못 나서고 관망


서울 강남에서 자영업을 하는 윤형석(가명ㆍ46)씨는 올해 증시 첫날인 3일 코스피지수가 2,060선을 돌파하자 보유 주식을 전량 장내 처분했다. 코스피지수가 역사적 고점을 훌쩍 넘어선 만큼 단기적으로는 꼭지에 다다랐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윤씨는 2007년 펀드 돌풍에 동참했다가 대규모 손실만 기록한 바 있어 “혹시 악몽을 또다시 겪지 않을까”하는 걱정에 전량 매도라는 카드를 꺼냈다. 윤 씨는 현재 코스피지수가 급상승해 어느 정도 조정기를 맞을 수 있다는 생각에 2,000선을 전후로 투자시기를 조율 중이다. 경기도 분당에서 부동산 투자업종에 종사하는 이상진(가명ㆍ51세)는 2년 만에 펀드 환매로 얻은 자금을 주가연계증권(ELS)에 투자했다. “코스피지수가 크게 오른 만큼 하락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이 씨는 “투자한 ELS가 대형 우량주에 투자했고, 기초자산이 45%까지 떨어지더라도 수익이 보장된다”면서“혹여 2007년 이후와 같은 하락장이 도래할 지 몰라 몇몇 대형 우량주에 투자한 ELS로 갈아탔다”고 말했다. 개인 투자자가 국내 증시를 맴돌고 있는 원인은 2007년 2,000선 돌파 이후 급락장이 남긴 트라우마(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로 풀이된다. 2007년 이후 도래한 글로벌 금융위기로 대규모 손실을 겪었던 만큼 코스피지수가 2,000선을 넘어 상승랠리를 이어가고 있지만 개인 투자자들이 쉽사리 투자를 하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언제 하락세로 돌아설지 모른다는 생각이 그나마 회복했던 투자금을 한 순간 잃을 수 있다는 불안감으로 이어지며 개인 투자자들이 국내 증시로의 귀환을 막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들어 개인 투자자들은 코스피시장에서 8,727억원을 순매도했다. 이날 1,000억원 이상을 사들인 것을 제외하면 5거래일 중 나흘간 매도세를 보인 셈. 반면 대기성 자금이라 할 수 있는 종합자산관리계좌(CMA)는 나흘 만에 9,000억원 이상 늘었다. 단기 이동 성향이 강한 머니마켓펀드(MMF) 설정액도 76조원을 향해 질주하고 있다. 투자자예탁금도 15조8,196억원을 기록, 단 4거래일 만에 2조원 넘게 증가했다. 이승우 대우증권 연구원은 “2007년 이후 글로벌 금융위기로 도래한 급락장을 경험한 투자자에게는 현재의 역사적 고점이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다”면서 “까닭에 개인 투자자들은 마냥 상승장을 즐기기보다 언제 손실을 입을지 모른다는 불안감으로 우선 차익실현에 나서는 듯 보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2007년 아픔 기억 속에서 상승장을 무조건 두려워하기 보다는 활용해 수익창출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한다. 현재의 증시 상황이 2007년과는 모든 측면에서 다르다는 이유에서다. 남유럽 재정 위기와 중국 금리인상, 국내 가계부채 증가 등 내재된 위험요인도 이미 시일이 지났거나 국내 증시의 방향을 바꾸지는 못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주가가 2,000선에 안착한 지금 관망하기보다 매수에 나서라고 조언하고 있다. 조재영 우리투자증권 프리미엄 블루 강남센터 부장은 “2007년과 비교해 국내 기업의 이익 수준은 물론 수급 상황도 많은 차이를 보이고 있다”면서 “현재 대형주 위주의 장세로 개인 투자자들이 선호했던 중소형주가 상승하지 못했던 만큼 향후 순이익 증가가 기대되면서 저평가된 종목을 위주로 투자하는 투자전략을 취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김진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투자자들이 2007년 트라우마에 휩싸여 관망하기에는 국내 기업 이익 증가 등 증시 상황이 너무도 긍정적”이라며 “남유럽 재정 위기나 중국 금리 인상, 국내 가계부채 증가 등도 국내 증시 밸류에이션을 크게 영향을 주지 못하는 만큼 가만히 앉아 관망하기보다는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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