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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中企대출, 멈춰선 안된다

은행권이 올들어 중소기업 대출을 지난해에 비해 늘리는 추세다. 정부가 부동산대책의 일환으로 주택담보대출 규제를 강화하면서 생긴 현상이다. 지난 9월 말 현재 국민ㆍ우리ㆍ신한ㆍ조흥ㆍ하나ㆍ외환 등 자산 규모 상위 은행들의 중소기업 대출 현황을 보면 128조3,862억원에 달해 지난 2004년 한해 동안 이들 은행들이 중소기업에 대출해준 금액보다 4,200억여원이나 많았다. 주가상승과 콜금리 인상 등 경기회복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시점에 은행들이 중소기업에 대출을 늘렸다는 것은 무척이나 반가운 소식이다. 또 은행의 중소기업 지원 확대는 핵심부품 개발이 선진국에 비해 한참 뒤진 우리나라의 형편을 생각할 때 박수를 받을 만한 일이다. 그러나 은행권 일각에서는 중소기업 대출이 늘어난 이유에 대해 최근 부동산담보대출이 축소됐고 금리인상에 따라 은행권으로 자금이 모여들자 여유 자금을 돌릴 데가 없기 때문에 나타난 일시적 현상으로 분석하고 있다. 달리 얘기하면 부동산담보대출이 늘어나기 시작하면 기업 금융이 언제든지 축소될 수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담보대출에만 의존했던 은행들은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생명력이 짧다는 것을 우리는 지켜봤다. 그동안 전당포식 경영에 치중했던 국내 자본의 은행들이 속속 외국계 자본으로 이전되고 있는 것이 한 예다. 이제는 은행이 증권사나 경제연구소보다 한발 앞선 경제동향 분석과 우수업종에 대한 평가서를 만들어내고 이를 근거로 기업에 대한 대출을 확대해나가야 한다. 얼마 전 울산에서 자동차 부품 업체를 운영하는 김모 사장이 전화를 걸어와 “중소기업 대출이 늘어난다고 해도 그건 아마 담보 물건이 확실한 매출액 1,000억원 이상의 중견기업들 얘기일 것”이라고 푸념했다. 그는 최근 기업대출이 늘어나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은행에 대출을 받으러 갔다가 “10가지가 넘는 서류와 보증인을 세우라는 얘기를 듣고 돌아서야 했다”고 말한다. 대만ㆍ싱가포르 등 아시아의 강소국들이 금융 강국으로 성장한 것은 ‘은행의 중소기업에 대한 과감한 투자가 은행의 영업이익으로 돌아왔기에 가능했다’는 사실을 국내 은행권이 잊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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