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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국채 과다 투자 MF글로벌 파산
입력2011-11-02 09:18:53
수정
2011.11.02 09:18:53
유럽국채에 과도하게 투자했던 미국의 선물 중개업체 MF글로벌이 결국 파산보호 신청을 했다. MF글로벌은 31일(현지시간) 새벽까지 자산을 인터렉티브 브로커스 그룹(IBG)에 매각하는 협상을 벌여왔으나, 최종 결렬되자 맨해튼 파산법원에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이 회사의 경영은 골드만삭스 최고경영자를 거쳐 뉴저지주 상원의원과 주지사를 역임한 존 코자인이 지난해 3월부터 맡아왔다. 그는 올들어 유럽 재정위기가 계속 악화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63억 달러를 유럽 국채에 투자하는 등 과도한 프랍 트레이딩(자기자본 거래)으로 회사의 몰락을 초래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MF글로벌은 뉴욕 연준의 22개 프라이머리 딜러 중 하나로 회사 자산은 410억5,000만달러, 부채는 397억달러 규모다. 법원이 이 회사의 청산가치보다 존속가치가 높다고 판단하면 파산보호 신청을 받아들이게 되며 이 경우 MF글로벌은 영업활동을 유지하면서 다시 회생을 위한 구조조정을 추진할 수 있다.
MF글로벌의 파산은 미국 기업 역사상 8번째 규모에 해당되지만 세계 금융시장을 마비시켰던 지난 2008년 리먼 브라더스사태와는 달리 메가톤급 후폭풍은 몰고 오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하지만 미 금융당국은 유럽 국채에 대한 투자로 첫 희생양이 발생했다는 점에서 금융안정감독위원회(FSOC)를 처음으로 소집하는 등 사태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존 코자인 최고경영자(CEO)가 회사에 골드만 삭스식 경영방식을 이식시키려고 했지만 레버리지를 통한 과도한 프랍 트레이딩(자기자본 거래)이 파산을 초래했다며 골드만 삭스식 모델의 한계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MF글로벌의 추락은 이미 예상됐었다. MF글로벌이 지난주 유럽 국채에 대해 63억달러를 투자했다는 사실과 대규모 분기 손실을 기록한 사실을 발표하면서 이 회사의 주식은 67%나 곤두박질쳤고, 회사채는 정크본드 수준에서 거래됐다. 지난 9월말 현재 MF글로벌의 유로존 국채 투자규모는 63억달러이며 이 중 3분의2를 이탈리아와 스페인 국채가 차지하고 있다.
상황이 악화되자 회사측은 은행을 포함한 5개 잠재적 인수자들과 매각협상을 벌여왔지만, 고객 펀드와 MF글로벌의 장부에서 나온 9억 달러의 차이가 걸림돌로 작용했다. 증권거래위원회(SEC) 상품거래위원회(CFTC)도 이 문제에 대해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져 단순한 회계상의 실수인지, 아니면 고의적인 누락인지 여부에 따라 파장이 달라질 전망이다.
탄탄한 중견증권사였던 MF글로벌은 지난해 3월 골드만삭스의 전 최고경영자인 존 코자인이 CEO를 맡은 이후 과도한 위험을 감수하며 프랍트레이딩을 통해 유럽 국채에 베팅을 했다.
그는 골드만삭스를 파헤친 '돈과 권력'의 저자인 윌리엄 코헨에게 "MF글로벌은 고루한 회사로 리스크를 높일 필요가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회사내 모든 권력을 장악하고, 투자전략에서도 전권을 휘두르면서 회사를 위험으로 내몰았다.
하지만 MF 글로벌의 파산은 금융시스템의 위기로는 연결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미 금융당국은 다만 여러 시장과 거래해왔기 때문에 더 큰 금융회사가 주저앉는 사태로 악화되지 않을까 하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부실금융 전문가인 닐 바로프스키는"MF글로벌이 전체 금융시장을 붕괴 시킬만한 거대 금융회사가 아니라는 점에서 다행"이라며 "만약 이 기관이 골드만삭스나 JP모건이었다면 다시 한번 대규모 구제금융이 투입됐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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