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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기업 "4분기 실적 어쩌나…" 결제통화 다변화 등 대책 분주

■ 산업계 영향<br>환율하락 속도 예상보다 빨라<br>전자·자동차 등 채산성 급속 악화<br>중견·중기는 이미 환손실 피해


25일 원ㆍ달러 환율 1,100원선이 무너졌다는 소식이 전해진 직후 주요 수출 기업들은 최고재무책임자(CFO) 주재로 긴급 회의를 갖는 등 대응책 마련에 즉각 나섰다. 환율은 올해 들어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는데 1,100원선은 기업들이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삼았던 기준이다.

환율 1,100원대 붕괴로 당장 4ㆍ4분기 실적에 짙은 암운이 드리워졌다. 실제로 현대경제연구원 분석에 의하면 환율이 10원 하락하면 삼성전자는 연간 영업이익이 3,000억원가량 감소하고 현대ㆍ기아차는 2,000억원 줄어드는 등 주력산업이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환율이 100원 내릴 때마다 삼성전자의 연간 영업이익은 3조원이 증발하는 셈이다.

◇수출 기업들 "1,100원선 붕괴 올 것이 왔다"=2013년 경영계획을 수립 중인 주요 기업들은 내년 환율을 1,100원 이하로 보고 계획을 잡고 있다. 최소한 올해까지는 1,100원대가 유지될 것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A사 관계자는 "예상보다 올 것이 빨리 왔다"며 "4ㆍ4분기 실적이 크게 떨어지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3분기 내내 환율이 1,100원선 이상을 유지해주면서 적지 않은 수출 기업들이 환차익 등을 거두며 당기순이익을 기록하기도 했다.

현재 삼성ㆍLGㆍ포스코 등 대다수 기업들은 월별ㆍ분기별 경영계획 수정 등 비상경영 체제를 가동 중이다. 이에 따라 CFO 주재로 긴급 회의를 갖는 등 4ㆍ4분기 비상 경영계획 마련에 들어간 상태다. B사 관계자는 "3ㆍ4분기에 그나마 선방을 할 수 있었던 이면에는 환율이 작용했다"며 "바뀐 환율 환경에 맞춰 효율적인 대응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환율은 지난 5월 꼭짓점을 찍은 뒤 하락하면서 이미 수출 중견기업들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환율에 취약한 중소기업들은 이미 원화 상승에 따른 '환손실'을 떠 안고 있는 셈이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수출기업 160개사를 대상으로 원ㆍ달러 환율 하락에 따른 피해 현황을 조사한 결과 수출 기업 절반 이상(52.6%)이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환차손 발생과 채산성 악화 등으로 고전을 겪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1,100원선 붕괴가 지속될 경우다. 이렇게 되면 환율하락에 따른 본격적인 피해가 중견 기업에서 대기업 등으로 전이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이럴 경우 극히 일부 기업을 제외하고는 수입 기업 10곳 중 8~9곳이 영향권에 들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환율 전망치 더 낮게 잡는다=현대ㆍ기아차는 환율이 더 하락할 것으로 보고 보수적 전망치를 근거로 경영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현대ㆍ기아차는 환율이 10원 하락하면 매출이 약 2,000억원 줄어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대차는 올해 환율을 1,130원대로 보고 있는데 현재의 환율이 1년간 지속되면 매출 손실만 6,000억원에 달한다. 중국 판매 차량에 대해서는 위안화 결제로 바꾸는 등 통화 다변화도 추진한다.



삼성전자는 전세계 지법인과 밀접하게 연관하며 환율 하락에 대응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각 지법인의 통화별 보유량 등을 파악해 위기기 신속하게 지원할 수 있는 시스템을 점검한다는 계획이다.

LG전자도 환율 동향을 모니터링하면서 일일 대응책 마련에 나선다는 방침을 세웠다. 회사 관계자는 "현지 통화 결제 확대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1,100원선 붕괴로 인해 이 같은 시스템을 더욱 정밀하게 가동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외화 부채를 많이 갖고 있는 정유사들은 환헤지를 통해 환율등락에 따른 리스크를 관리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유사는 앞으로 매일 환 리스크 전략회의를 열어 시장 상황을 공유할 방침이다.

환율하락은 외화 부채를 많이 갖고 있는 기업과 항공 등 일부 업종에는 호재로 작용하지만 결국 수출 기업의 채산성 악화가 심화되면서 전반적인 우리 기업의 경쟁력을 갉아먹는 것이 현실이다.

유병규 현대경제연구원 전무는 "수출 대기업들의 경우 글로벌 통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지만 원화 상승의 지속과 고착에 따른 피해는 대기업도 예외가 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동근 대한상의 상근부회장도 "환율하락이 장기화되거나 하락폭이 커지면 우리 경제가 더욱 어려워 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기업들은 수출마진 확보를 위한 최소 환율로 1,080원을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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