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11월17일 후강퉁이 시작될 때만 하더라도 성공 여부에 대해서는 모두 반신반의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동안 문이 닫혀 있던 상하이 A시장이 개방되면서 외국인 수급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지만 후강퉁 시행을 앞둔 중국인들의 선취매로 이미 17%나 상승한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후강퉁 시행 후 두 달이 채 되지 않는 기간 동안 상하이 증시는 30% 이상 추가 급등했고 여전히 상승을 예상하는 목소리가 높다. 그렇다면 정말 후강퉁 때문에 중국 증시가 상승한 것일까.
후강퉁을 통해 외국인 투자가에게 허용된 총액 투자 한도는 3,000억위안(약 52조원)인데 이는 상하이 시가총액의 2%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라 외국인을 상승의 이유로 해석하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그보다는 중국 정부의 의도가 반영된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후강퉁 시행 직후 이뤄진 인민은행의 전격적 금리 인하와 각종 개발정책 발표는 앞으로도 증시를 강하게 끌고 나가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이미 경제 성장동력을 투자에서 소비로 변화시켰기 때문에 인민의 소비를 늘릴 방법의 하나로 증시 활황을 선택한 것으로 판단된다. 이러한 분위기는 올해 추가적인 금리 인하 가능성과 2·4분기 중 예상되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지수 조정 등의 이벤트를 통해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몇 년째 지지부진한 한국 시장, 높은 변동성의 이머징마켓, 그리고 낮은 수익률 편견을 주는 선진국 시장을 감안할 때 중국 시장에 대한 투자는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문제는 중국에 대한 투자를 어떻게 풀어가야 할 것인가에 있다.
후강퉁을 통한 직접 주식투자를 선택했다면 시가총액 대형주와 업종 대표주 중심의 매매가 바람직할 것이다. 상하이 시장이 30% 상승하는 동안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은 대부분 시장 수익률과 비슷하거나 더 높은 수준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후강퉁 프로그램을 통한 외국인 매매 역시 대형주 20여개 종목에 집중되고 있다. 개별 종목에 대한 분석이 어려운 현실을 인정하고 대형주 위주로 매매할 때도 충분한 수익을 거둘 수 있다.
간접상품 투자는 아직 다양한 상품이 출시되지 않아 선택의 폭이 넓지 않다. 다만 지난 2007년 고점에 중국 펀드에 가입한 투자자라면 상하이 주식에 직접 투자하는 펀드나 랩(Wrap) 상품으로 갈아타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과거에 설정된 중국 펀드들은 대부분 홍콩 H주식(홍콩 증시에 상장된 중국 주식)을 투자 대상으로 하고 있어 최근 상하이 시장의 상승에서 소외되고 있기 때문이다. 후강퉁 시행 이후 홍콩 H지수는 겨우(?) 10% 정도 상승해 30% 넘게 상승한 상하이 시장의 열기와는 거리가 멀다.
주식투자를 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낮은 가격에 사 비싼 가격에 파는 것이다. 최근 중국 시장의 급등으로 시장 진입이 부담스럽기는 하지만 어느 정도의 조정이 이뤄진다면 일단 발을 담그는 전략이 필요할 것이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