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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 경제학상 크루그먼 "美 정부 부채 위험은 너무 과장"

노벨 경제학상 크루그먼 "재정확대에 적극 나서야"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사진) 프린스턴대 교수가 미국 정부의 부채 위험이 너무 과장됐으며 의회는 물론 경제전문가들조차 이에 대한 이해력이 부족해 시간낭비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 칼럼에서 "미국은 지난해 기술적인 회복을 이뤘지만 비참할 정도의 실업률을 기록했다"며 "그럼에도 미 의회는 오히려 다른 일, 재정적자를 줄이는 일에 집중했다"고 지적했다. 최근 미국경제의 지표가 개선됐음에도 긴축정책은 장기불황을 초래할 수 있는 만큼 적극적인 재정확대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미 의원들이 인용하고 의존하는 경제전문가들조차 재정적자의 장단기 효과를 전혀 이해하지 못할 뿐더러 금리인상이나 정부 부채 등에 대해서도 적절하지 않은 견해를 내놓고 있다"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그는 이어 "재정적자를 우려하는 사람들은 주택담보대출을 많이 받은 가정이 원리금 상환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 것처럼 미 정부 역시 곤란한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고 단순 비유하는 오류를 범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크루그먼 교수는 이 같은 주장들이 적어도 두 가지 측면에서 큰 모순을 가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우선 일반가정은 부채를 갚아야 하지만 정부는 꼭 그럴 필요가 없다는 점이다. 단지 부채가 늘어나는 속도가 세수 증가세를 추월하지만 않게 관리하면 된다는 것이다. 실제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발생한 부채는 여전히 상환하지 못한 채로 남아 있지만 미국의 경제규모가 커지면서 이는 대수롭지 않은 수준이 됐다는 설명이다.

두 번째로 가계가 빚을 졌다면 남에게 돈을 빌린 것이지만 미 정부는 상당 부분 스스로 빚을 지고 있어 기한 내에 빚을 갚아야 하는 가계부채와 다르다는 주장이다. 미 정부가 발행한 국채가 곧 재정적자와 연결되지만 이와는 별개로 부채의 89%에 해당하는 돈을 다른 나라에 빌려주고 있다는 점에서 미국이 빚만 많은 나라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외국인들이 미국에 투자하는 곳은 안전하면서도 수익률이 낮은 반면 미국의 해외투자 자산은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에 이자수익으로 치면 오히려 돈을 벌고 있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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