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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수요부진과 중동ㆍ중국 등 경쟁국의 추격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석유화학 업계가 인수합병(M&A)을 통한 자율적인 구조조정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다만 지난 80년대 산업합리화 조치나 외환위기 직후의 빅딜과 같은 강제적인 구조조정이 가능하지 않다는 점에서 기업을 통째로 주고 받는 ‘빅딜’ 방식보다는 특정 품목이나 사업 부문을 교환하는 ‘스몰딜’ 방식의 사업조정 가능성이 적극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김반석 LG화학 사장 등 석유화학 업계 CEO 22명은 19일 서울 프라자호텔에서 김영주 산업자원부 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석유화학 업계 CEO 정책간담회’를 열어 “경쟁력 확보를 위해 업계 자율의 구조조정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유화사 대표들은 이 자리에서 업계 구조조정을 원활히 할 수 있도록 공정거래법과 세법 개편 등과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요청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석유화학공업협회의 한 관계자는 “이미 업계 내부에서 M&A나 사업부 매각 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이 때문에 유화사 CEO들은 정부가 업계의 구조조정을 공론화해 유화 업계가 대형화ㆍ전문화할 수 있는 길을 터달라고 건의한 것”이라고 전했다. 유화사들이 공정거래법의 독과점 규제를 받지 않고 합병하려면 3년 연속 적자를 낸 부실기업이어야 하는 등 까다로운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또 기업인수시 취득세 부담도 커 인수합병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유화 업계는 원료 값 상승과 공급과잉으로 수익성이 지속적으로 나빠지고 있다”며 “상당수 기업들이 인수합병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려 하지만 제도가 이를 따라주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이에 대해 “석유화학 산업의 대형화와 글로벌화ㆍ시장재편 등으로 유화 업계의 경쟁력 확보가 시급하다”며 “업계의 자율적 구조조정을 통한 전문화와 대형화 촉진이 절실하다”고 공감을 표시했다. 김 장관은 또 업계의 자율적 구조조정 유도를 올해 핵심 정책과제 중 하나로 꼽고 핵심원천소재 기술과제 50개를 선정해 향후 10년간 8,500억원을 지원하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유화산업은 지난해 48조원의 생산액과 137억달러의 무역흑자를 낸 기간산업이지만 생산원가가 국내의 3분의1 수준인 중동 지역 경쟁기업들이 설비증설에 나서면서 애로를 겪고 있다. 특히 핵심 원료인 나프타 가격이 상승한 반면 합성수지 등 판매제품의 마진율은 계속 하락, 2008년 대란설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LG화학의 한 관계자는 “기업 입장에서 그런 대로 돈을 버는 사업이나 품목을 포기하는 것은 쉽지 않다”며 “유화경기가 바닥을 치는 내년이나 2009년께 적자사업 매각 등 구조조정이 본격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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