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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꼬면'과 '나가사끼 짬뽕'은 국내 라면 시장의 판도를 뒤엎었다. 이미 고착된 라면 시장 안에서 '하얀 국물 라면'이라는 새로운 흐름을 만든 것이다. 이것은 '라면=빨간 국물'이라는 공식을 뒤엎자 일어난 사건이다.
생각의 전환이 세상을 움직인 경우는 X선의 발견이나 접착식 메모지인 '포스트잇' 같은 여러 제품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이처럼 아주 사소한 것 같지만 사회의 패러다임을 바꾼 현상들이 과연 한 천재가 이뤄낸 우연한 발견에 불과한 것일까?
우리는 주변에서 일어나는 소소한 사건과 현상들에 대해 별다른 의미를 부여하지 않고 살지만 실상 세상에 의미 없는 우연은 없다. 그 속에는 우리가 미처 인식하지 못하고 있지만 필연적으로 반복되는 법칙이 숨어 있다. 책은 이들 안에 숨어있는, 우리를 조종하는 보이지 않는 법칙들의 실체를 밝히는 동시에 그 원리를 이용해 성공적인 삶을 이뤄낼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준다.
현상을 평가하는 잣대는 세상의 변화에 따라 달라진다. 저자는 이를 두고 '칸트의 그물코'라고 명명한다. 칸트의 인식론을 빌려 동일한 텍스트에 대한 상반된 해석이 어떻게 가능한지를 설명했다. 발표 당시에는 전혀 인정받지 못했던 보티첼리의 명화 '비너스의 탄생'에 대한 상반된 평가나 '경영의 신'이라 추앙받았던 GE의 전 회장 잭 웰치의 경영방침이 최근 들어 비판의 대상이 된 것 등이 그 사례다. "주류적 가치는 누군가가 정하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에 의해 충분히 바뀔 수 있는 것"이라는 결론을 내린 저자는 독자들에게 혼돈 속에서 번뜩이는 기회의 빛을 포착할 것을 주문한다.
이 외에도 자신감이 만들어내는 긍정적 효과를 소개하는 '짐 스톡데일의 패러독스', 작은 변화가 어떻게 큰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는가에 대한 '형태장 이론' 등 흥미로운 성공법칙들이 눈길을 끈다. 진정한 혁신가의 제일 조건은 집중에 있음을 증명하는 '컬러 배스 효과', 정확한 예측은 없지만 그렇기 때문에 모든 상황에 체계적으로 대비해야 한다는 '세터리스 패러버스' 등 19가지의 법칙들이 실제 사례와 함께 분석됐다.
책의 미덕은 사고의 확장을 시도함과 동시에 독자들로 하여금 새로운 관점과 인생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통찰력을 주는 데 있다. 책에서 설명하는 법칙들을 통해 그 누구보다 더 민첩하게 세상의 변화를 포착하고 주어진 상황에 그 법칙을 변용해 적용한다면 세상을 명확하게 바라보는 데서 나아가 성공하기 위한 방법론 또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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