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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12월 30일] 이건희 前 회장 사면 이후

"삼성전자 같은 회사를 다시 만들려면 10년, 20년 갖고는 안 될 겁니다." 이건희 전 삼성 회장이 지난 2008년 7월 법정에서 눈물을 보이고 말았다. "삼성 계열사 중 어떤 회사가 중요한가요"라는 판사의 질문에 그는 "삼성전자와 삼성생명이 중요합니다. 삼성전자 제품 11개가 세계1위입니다. 1위는 정말 어려운 겁니다. 삼성생명은 국민의 생명을 책임지고 있습니다"라고 답했다. 이 전 회장은 결국 징역3년, 집행유예5년을 받았다. 하지만 삼성 안팎에서 끊임없이 일선 복귀를 요구하는 것은 특히 '글로벌 삼성전자'로 대변되는 경영 능력과 성과에 대한 신뢰 때문이다. 그는 결국 특별사면됐다. 사실 이 전 회장은 2선으로 물러난 상황에서도 본인 의지와는 별개로 삼성에 적지 않은 영향력을 행사해왔다. 이 전 회장이 냉장고 폭발사고에 대해 한 마디 화를 내자 삼성전자는 즉각 21만대에 달하는 냉장고 리콜에 나섰고 해당 사업부장은 옷을 벗었다. 이제 사면으로 법적인 부담까지 덜었으니 새해부터는 삼성그룹의 구심력이 한층 강화될 것이다. 하지만 삼성의 고민은 간단하지 않다. 언제까지 이 전 회장에게만 의존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삼성은 2008년부터 시스템 구축에 열을 올렸다. 이 전 회장이 실제로 퇴임하고 '포스트 이건희'가 발등의 불이 되자 사장단협의회나 투자조정협의회를 띄우고 조직개편을 반복했다. 하지만 스타 오너의 부재는 이와는 별개의 문제라는 점 또한 경험했다. 최지성ㆍ권오현 사장 등 삼성의 경영진도 이 점을 공개적으로 거론한 바 있다. 앞으로 또 몇 년은 삼성에 중대 기로가 될 것이다. 이 전 회장이 기왕 족쇄를 푼 만큼 삼성은 이를 출발점으로 걸출한 오너와 강력한 시스템이라는 삼성만의 강점을 다시 한번 결합해야 한다. 삼성의 한 임원은 이렇게 말한다. "많은 삼성인들은 1993년 이건희 회장의 프랑크푸르트 격정을 기억한다. 삼성 경영을 맡는 순간에 대비해 얼마나 많은 고민과 준비를 했겠나. 우리는 이재용 부사장 또한 그런 과정을 거치고 있으리라고 믿는다. 아니 그래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삼성은 또 다른 10년, 20년을 장담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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