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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LPGA와 한국 골퍼들] 철저한 현지화로 승부를
입력2003-08-10 00:00:00
수정
2003.08.10 00:00:00
김진영 기자
이제 미국 LPGA 무대는 더 이상 꿈이 아니라 현실의 무대다.
골프 좀 친다는 주니어 선수들은 하나같이 미국 무대 진출을 계획하고 있으며 현재 활동하는 선수들만 20여명에 달한다.
그러나 앞으로도 한국인과 관련된 시비가 끊이지 않을 경우 이들의 활약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PGA투어에 비해 LPGA투어의 인기가 크게 떨어지게 한다는 비난의 화살을 받을 수 있고 사사건건 동료 선수들이나 투어위원회 측의 제재 또는 감시, 경고를 받을 위험성도 높다. 실제로 최근 몇몇 경기 위원들은 한국 선수들이 퍼팅 그린에만 올라가면 초 시계로 시간을 재면서 지연 플레이 여부를 체크 한다.
이 같은 현상을 피하기 위해서는 우선 선수나 부모들이 `그들의 문화`에 합류할 필요가 있다. 의사 소통에 불편이 없도록 영어를 익히는 것이 급선무. 영어가 잘 안되더라도 동료 선수나 관계자들과 자주 접하며 친분을 쌓는 것이 중요하다. 부모들도 마찬가지. 만나지 않으면 문제가 없지 않냐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지만 자꾸 겉돌기만 하면 오히려 소외당하기 마련이다.
영어를 익히는 것은 불필요한 오해나 부당한 대우에 대처하기 위해서도 필수다.
상황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해 동반자나 관계자들의 오해를 사고, 이에 대해 변변히 항변하지 못해 오해가 기정 사실로 받아들여지는 일도 많기 때문이다.
시간과 장소에 따라 적당한 행동을 하는 것도 필요하다. 프로암 대회를 연습라운드 쯤으로 여기는 것은 한국 선수들이 범하는 대표적인 오류로 지적돼 왔다. 프로암 대회는 주최측으로부터 상금을 받는 선수들이 호스트의 입장에서 초청자를 대접하는 자리다. 동반자들의 플레이는 신경 쓰지 않은 채 경기에 필요한 자료를 적는데 바쁘다면 결코 좋은 인상을 줄 수 없다. 또 클럽이나 용품 업체들이 선수들에게 나눠주는 시제품을 가족이나 친지 등에게 나눠주는 것도 삼가야 할 행동으로 지적된다.
가족형 체제에서 벗어나는 것도 중요하다. 부모가 매니저부터 코치역할까지 맡아 하는 행태에서 벗어나 전문 스포츠 매니지먼트사를 동원해 보다 체계적인 보호막을 만들 필요가 있다는 것. 한국 선수나 부모들은 매니지먼트사에 주는 대행료를 아까워 하지만 눈에 보이는 돈보다는 그들이 가져 다 줄 또 다른 계약이나 보이지 않는 보호막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한편 골프계 전문가들은 “문제가 생기기 전에 주의해야만 외국 선수들이나 LPGA투어 측에서 부당한 권고를 했을 때 당당하게 대응할 수 있을 것” 이라며 “미국 무대 진출을 계획하고 있는 선수들도 무조건 퀄리파잉 스쿨을 통과해 돈을 벌겠다는 생각만 하지 말고 프로골퍼라는 직업과 그에 맞는 윤리 등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고 충고했다.
<김진영기자 eagle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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