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이날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와 장클로드 융커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벨기에 브뤼셀에서 만나 4시간 넘게 구제금융 협상안에 대해 논의했다. 양측은 바로 전날 각각 그리스 재정긴축 등 개혁안을 작성해 최종 협상을 마무리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우려했던 대로 양측은 재정흑자 목표치 설정과 연금개혁 등 민감한 문제를 놓고 의견이 갈려 결국 최종 합의를 도출하지 못했다.
앞서 채권단은 그리스의 중장기 재정흑자 목표치를 오는 2016년 국내총생산(GDP)의 2%, 2017년 3%, 2018년 3.5%로 정했다. 하지만 그리스 정부는 이에 강력히 반발하며 이보다 훨씬 낮은 목표치를 제시해왔다. 1일 밤 그리스가 채권단에 제출한 최종 협상안에는 올해 재정흑자 목표치를 GDP의 0.8%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이견을 보인 세부사항에 대해 양측은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재무장관 회의가 열리는 11일까지 합의하기로 했다.
완전한 합의에 도달하지는 못했지만 양측은 이번 논의로 큰 진전을 이뤘다며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유럽연합집행위원회 관계자는 "4시간에 걸친 회담에서 서로를 이해하는 데 큰 진전이 있었다"며 "양측은 다시 만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치프라스 총리도 회담 직후 "양측은 연금개혁 문제에서 상당한 이견이 있었지만 재정흑자 목표치 등에 대해 합의에 근접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5일 도래하는 국제통화기금(IMF) 채무 3억유로(약 3,706억원)에 대해서도 "(상환을) 걱정하지 말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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