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윤대 KB금융지주ㆍ라응찬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최근 잇따라 우리금융그룹과의 인수ㆍ합병(M&A)에 나서지 않겠다고 공표했다.
금융산업도 제조업 못지 않게 규모의 경쟁력이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는 만큼 급변하는 경제환경 속에서 자산의 대형화는 금융사들에게 떨치기 힘든 유혹.
객관적으로 이들 양대 지주 가운데 어느 한곳에서 우리금융을 인수한다면 자산규모(올해 1분기 기준)는 KB지주의 경우 약 650조원, 신한지주의 경우 520조원에 달해 국내 경쟁 금융그룹들과 크게 격차를 벌이게 된다.
M&A 유혹에 과감하게 고개를 돌리는 이들 양대 금융지주의 속사정은 무엇인가.
비교적 내실있는 것으로 정평이 난 신한지주의 경우 옛 조흥은행과 LG카드 인수에 총 6조3,000억원 어치의 상환우선주와 2조9,300억원 어치의 회사채를 발행, 체력을 쏟아 부었기 때문에 최소 2~3년간은 대규모 은행 인수 등을 추진하기가 어렵다는 것이 내부 판단이다.
조흥은행 인수자금은 거의 갚았지만 LG카드 인수자금은 앞으로도 3년가량 더 갚아야 한다. 이백순 신한은행장도 오는 2014년까지는 국내 은행 M&A가 어렵다는 입장이다.
KB지주도 체질 개선이 우선이다. 자산규모 국내 1위의 금융지주임에도 불구하고 경영효율성과 리스크 관리 측면에선 신한지주에 크게 뒤쳐지기 때문이다. 노조의 ‘파업불사’으름장도 부담요소.
대외적인 환경도 금융사 M&A를 두렵게 하고 있다.
일명 볼커룰로 대표되는 국제적 금융규제 움직임이 한층 본격화할 경우 국내 은행 등은 추가적으로 자본확충을 요구 받을 수도 있다. KBㆍ신한지주 모두 여유자금을 함부로 쓸 수 없다.
이래저래 초대형 m&a시장이 열렸지만 군침만 삼킬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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