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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10월 20일] 개성 그리고 공존

10년 전쯤의 일이다. 일본 공항에서 시내로 들어가는 버스 안에 놓여있는 잡지에서 흥미로운 기사를 발견했다. 일본 신입사원들의 가장 큰 스트레스는 '어떻게 하면 직장에서 남의 눈에 나지 않느냐'는 것이라는 게 기사의 내용이었다. 결국 튀지 말아야 한다는 얘기였다. 그 시절 우리 신입사원들의 생각도 비슷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지금은 많이 변해 우리나라 회사들도 개성을 가진 직원들을 찾고 있다. 개개인의 창의가 점점 필요하고 중요하다는 생각을 가지기 시작한 것이다. 요즘 회사에는 재기 발랄한 직원들이 참 많다. 어디서 저런 재능을 교육받고 키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우리의 생존 능력과 개발은 사회의 문화나 교육제도에 기인한다. 우리의 개성 또한 그 사회에 면면히 흐르는 문화, 특히 제도적 교육에 의해 만들어진다. '동질의 교육'을 주장하는 논리에 많은 의문이 든다. 무엇을 하고자 하는지, 주장하는 바가 무엇인지. 결국 그 주장은 동질형 사람들을 많이 키워서 우리를 키우고 정서법을 키워서 우리끼리 행복하게 살자는 생각을 가진 것이 아닌가 한다. 한 사회의 젊은이들에게 '남과 다 똑같아지라'고 압력을 가하면 김연아 선수는 어디서 찾고 전세계적 경쟁 속에서 어떻게 우리의 생존을 확보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얼마 전 영어 몰입 교육계획이 여론의 뭇매를 맞고 흐지부지 사라져버렸다. 필자가 본 수많은 아시아의 좋은 일자리는 모두 영미계ㆍ인도인ㆍ중국인들이 거의 휩쓴다고 보면 된다. 우리끼리 살 수는 있다. 그러나 불행히도 우리는 우리끼리만 살만큼 그런 자원과 부를 가지고 있지 않다. 우리는 기본적으로 밖에서 벌어야 한다. 개방 경제라는 얘기다. 미국이라는 큰 나라가 개방 경제를 주장하는 이유는 다른 나라들이 좋아서가 아니고 개방과 경쟁을 통해 세계 최고의 지식과 창의적 인재를 키우고 싼 물건도 들여다 쓰면서 세계 최고의 지적 재산과 능력을 가진 강국으로서의 지위를 유지해나가겠다는 것이다. 미국을 폐쇄했으면 지금쯤 원주민들만 살고 있는 세상이 되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우리는 남과 같아지는 것을 가르치지 말아야 한다. 내가 남과 어떻게 다른가를 가르치고, 나의 개성과 존재의식을 가르치고, 남과 다른 내가 중요하듯이 나와 다른 남도 그렇게 중요하다는 것을 가르쳐야 한다. 그렇게 해야 국가 백년대계가 살아난다. 단풍이 저마다 아름다운 색깔로 빛나듯이 세상은 나와 다른 남과 함께 그렇게 빛나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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