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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데타에 성공한 태국 군부가 경제 살리기를 강조하고 나섰다. 6개월 이상 이어진 정정불안으로 침체된 경제를 회복시키는 데 주력함으로써 쿠데타에 대한 태국 국민들의 반감을 잠재우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2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태국 국가평화질서회의(NCPO) 의장인 쁘라윳 짠오차 육군참모총장은 기자회견에서 올 1·4분기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한 태국 경제(GDP)를 회복시키는 데 향후 정국운용의 초점을 맞추겠다는 의사를 피력했다. 또 이를 위해 정부지출 확대 등 다각도의 부양책을 고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현재 태국 경제를 총괄하고 있는 공군사령관은 재무부에 "올 경제성장률이 최소 2% 이상을 달성할 수 있도록 정부 지출계획을 재조정하라"고 지시했고 수도 방콕 시내 및 외곽을 연결하는 대중교통 프로젝트에도 박차를 가할 것을 주문했다.
군부는 정정불안에 따른 투자위축을 막기 위한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대태국 해외 전체 투자액의 절반을 차지하는 일본 기업들이 태국 내 생산축소 및 신규투자 중단 등을 검토하자 쁘라윳 총장은 25일 일본상공회의소(JCC) 및 일본무역진흥기구(JETRO) 관계자들과 만나 "새 군사정부는 경제성장을 위해 더욱 힘쓸 것"이라며 투자유지 및 확대를 당부했다. 이 자리에서 전임 잉락 친나왓 정부가 추진한 종합 물관리사업을 지속할 필요성을 일본 관계자들이 제기하자 쁘라윳 총장은 관련 기관에 "사업지속 여부를 검토하라"고 지시했다고 방콕포스트가 보도했다.
태국 경제는 잦은 정정불안에도 비교적 견고한 경제성장을 지속해오며 '테플론 태국'이라는 별칭을 얻었다. '테플론'은 미국 듀폰사가 개발한 프라이팬 코팅제다. 그러나 이번 쿠데타를 비롯해 수개월째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정정불안 사태로 태국 경제의 핵심인 관광산업이 큰 타격을 입고 있고 국가 GDP 성장률도 크게 떨어지는 등 경제침체가 두드러지고 있다.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필리핀 등 이웃 경쟁국들이 올해 5~6%의 경제성장률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되는 데 반해 태국은 2% 성장도 위태로운 상태다.
경제회복에 대한 군부의 장담에도 불구하고 군 쿠데타에 따른 정국혼돈이 경제상황을 더 악화시킬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이날까지도 민간정권으로의 이양 등 구체적인 타임테이블을 제시하지 않고 있는 군부의 애매한 태도가 태국 경제를 억누르는 가장 큰 리스크가 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캐피털이코노믹스의 크리스털 탄 이코노미스트는 "(군부가) 정부 기능을 복원하면 공공 분야의 지출은 늘어날 수 있다"면서도 "민간 분야의 지출은 정치 방향성 및 안정성이 보다 확실해질 때까지 현재의 억압된 상태가 지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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