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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점 나빴다하면 재수강… 대졸 2명중 1명은 A

대학알리미 12개대 분석

서울대·외대는 60%이상 "졸업 늦더라도 학점 높이자" 학점인플레 갈수록 심화

스펙 중심의 취업 관행으로 부정행위 통한 학점경쟁 등 부작용 잇따라 발생하기도


서울 주요 대학을 졸업한 구직자 2명 중 1명은 졸업성적이 평균 90점(A학점)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대다수 대학에서 A학점 비율을 전체 수강 인원의 35% 수준으로 제한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졸업을 앞둔 대학생들이 재수강을 통해 학점을 높이면서 나타난 결과로 분석된다.

10일 대학정보공시센터인 대학알리미에 소개된 서울 주요 대학 12개교를 기준으로 졸업생의 학점 분포를 분석한 결과, A학점 이상을 받은 졸업생 비율이 절반을 넘는 대학이 한국외대(68.4%), 서울대(61.8%)를 비롯해 7개 대학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A학점 이상을 받은 졸업생 비율이 절반을 넘는 대학이 5곳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학점 인플레가 더욱 심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올해에는 새로 고려대(50.4%)와 경희대(50.3%) 졸업생의 A학점 비율이 50%를 넘었다.

주목할 만한 것은 재학생의 평균 A학점 취득비율을 분석하면 50%가 넘는 곳은 서울대를 제외하고 단 한 곳도 없다는 점이다. 대다수 학생들이 재수강, 삼수강, N수강을 통해 졸업할 때 학점을 높인 결과로 보인다. 한국외대의 경우 재학생의 A학점 취득 비율은 43.8%였지만 졸업생의 취득비율이 68.4%에 달해 24.6%포인트나 높아졌으며 이화여대도 재학생 35.8% 수준에서 졸업생은 57.2%로 21.4%포인트나 올라갔다. 서울의 한 사립대 교수는 이에 대해 "몇 년 전만 해도 평균 학점이 4.5점 만점에 3점 후반대면 성적 장학금 대상자였는데 이제는 4.1∼4.2점이어도 쉽지 않다"며 "취업이 어려워지자 대학생들이 졸업을 늦추면서까지 재수강에 매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서울 유명 사립대 경영학과의 권모(27)씨는 대학을 6년째 다닌다. 평균 성적이 90점(A학점)에 해당하는 4.0점을 조금 넘는 성적을 얻기 위해 30학점 넘게 재수강하는데 할애했다. 한 학기에 최대 18학점까지 이수할 수 있는 것을 고려하면 재수강에만 2학기 넘게 보낸 셈이다. 이를 위한 등록금도 1,000만원 가까이 들었다. 그는 "목표로 하는 기업에 취업하려면 평균 학점이 A학점을 넘어야 한다는 게 비공식적인 커트라인이라 어쩔 수 없이 재수강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취업준비생이 느끼는 비공식적 합격선은 수출입 은행 등 주요 공기업과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은 4.1∼4.2점에 달하며 이 영향으로 대기업의 합격선도 자연스레 높아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로 인해 학점 인플레와 졸업을 늦추는 데 따른 사회적 비용 증가 외에 부정행위 등을 통한 학점경쟁 등 다른 부작용도 속출하고 있다. 지난달 교양과목 단체커닝 의혹이 불거졌던 서울대의 경우 통계학 전공과목 1차 시험 후 이의신청을 받는 과정에서 일부 학생이 답안을 수정한 시험지로 바꿔치기했다는 의혹이 또 제기돼 수강생 전원의 시험 결과를 무효처리하고 재시험을 치러야만 했다.

이 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대학마다 20명 미만의 소규모 강의에도 엄격한 상대평가기준 적용, 재수강 횟수와 취득학점 제한 등 다양한 대책을 강구 중이지만 스펙쌓기의 취업 관행이 해소되지 않는 한 근본대책이 되지 못할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신용한 대통령직속 청년위원회 위원장은 이와 관련, "어떤 스펙이 필요한가를 두고 대학생들과 기업 간 인식차이가 커 불필요한 낭비가 초래되고 있다"며 "기업들은 학점보다는 직무 역량에 초점을 두고 인재를 뽑으려 하는 경향이 확대되고 있는 만큼 학생들의 인식도 달라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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