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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급등…러시아 '즐거운 비명'

원유 수출 금액 눈덩이 '에너지 슈퍼파워' 과시

러시아가 국제유가 급등으로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원유가격이 고공 비행을 계속하자 모든 나라가 물가상승 속에 경기가 침체를 보이는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로 울상을 짓고 있지만 러시아는 예외다. 러시아는 이제 ‘에너지 슈퍼파워’로서 전세계에 자신의 위력을 유감없이 자랑하고 있다. 최근 국제원유시장에서 유가 급등을 몰고 온 3대 악재는 이라크에서의 송유시설에 대한 테러, 베네수엘라의 정국불안, 러시아 석유회사인 유코스의 파산우려다. 유코스 사태는 회사 대주주나 원유수입국으로서는 큰 재앙이지만 러시아 전체를 놓고 볼 때는 오히려 축복이다. 유코스가 원유생산을 중단한다고 해도 러시아의 원유수출규모는 크게 줄지 않는다. 현재 러시아는 송유시설 용량보다도 더 많은 원유를 생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유코스측이 파산신청설을 흘리며 우회적인 압박을 가해도 러시아 정부는 꿈쩍도 않고 있다. 더욱이 최근의 유가급등은 러시아로서는 횡재나 다름없다. 똑 같은 양의 원유를 수출하더라도 유가상승에 비례해 수출금액은 날이 갈수록 늘어난다. 그래서 러시아가 유코스 사태를 지렛대로 유가 상승을 부추긴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불과 하루사이에 유코스 자산동결 문제에 대한 입장을 180도로 뒤집는 일이 빈발해 국제원유시장의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유가상승으로 국제 여론이 악화되자 러시아 정부는 수급불안 우려를 잠재우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러시아 정부는 유코스 사태로 석유생산이 단 한 배럴도 감소하지 않았다는 것을 강조해 왔다. 빅토르 크리스텐코 러시아 에너지장관은 최근 “석유생산이 점진적으로 늘어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올들어 지난 7월까지 러시아의 석유생산량은 20억배럴에 달했다. 올 한해동안에는 모두 33억배럴의 석유가 생산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지난해의 30억7,300만 배럴보다 7.4%나 많은 것이다. 국제원유시장에서 러시아의 입지는 갈수록 강화될 전망이다. 러시아에는 아직도 개발되지 않은 유전이 많다. BP 등 석유 메이저들이 잇단 투자의사를 타진하는 것도 러시아가 에너지 슈퍼파워로서 엄청난 잠재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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