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라이 다카시(倉井高志) 주한 일본대사관 총괄공사는 지난 7일 조세영 외교통상부 동북아국장에게 "이달 초 서울에서 문을 연 '전쟁과 여성인권 박물관'의 전시 내용이 일본의 입장과 다르다"고 구두로 항의했다고 일본 산케이신문이 17일 보도했다. 일본 정부의 항의는 여성가족부가 예산 5억원을 지원한 것이 위안부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취지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금래 여성가족부 장관이 개관행사에 참석한 데 대해서도 불만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정부 측은 이에 대해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활동하는 비정부기구(NGO)나 피해자들을 지원하는 게 왜 문제가 되는지 납득할 수 없다"며 "일본 정부가 이런 문제를 제기하는 게 위안부 문제 해결에 외려 도움이 안 된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자리에서 우리 외교부 측은 상당히 격앙된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의 한 당국자는 "일본 우익이 미국에 세워진 위안부 기림비를 문제 삼은 것도 지엽적인 것을 가지고 문제 제기하는 게 아닌가"라며 "좀 답답하다. (일본은) 왜 그런 비석이 서는지 근본적으로 반응해야지 않나"고 말했다.
'전쟁과 여성인권 박물관' 은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과 일본건설위원회 등이 주도한 가운데 시민들의 성금으로 세워졌으며 5일 서울 마포구 성산동에 추진 9년 만에 개관했다. 이곳에는 그동안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활동해온 피해자 할머니의 유언과 사진 등 자료ㆍ사진ㆍ기록이 전시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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