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상장업체들의 3ㆍ4분기 순이익이 증가하면서 삼성전자 쏠림현상이 완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2ㆍ4분기에는 삼성전자의 실적이 증가하면서 국내 상장기업들의 전체 순이익이 늘어난 것 같은 착시현상이 발생했지만 3ㆍ4분기에는 건설ㆍ화학ㆍ정유ㆍ철강 등 경기에 민감한 대다수 업종들의 순이익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와 KDB대우증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상장업체들의 3ㆍ4분기 순이익이 지난해보다 7.8% 증가한 27조8,0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분석됐다. 삼성전자를 제외한 기업들의 순이익은 19조8,000억원으로 전 분기(12조6,000억원)보다 57.14%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종별로는 건설(168.5%), 정유(118.2%), 철강ㆍ금속(100.3%), 화학(95.2%), 기계ㆍ조선(81.1%) 등의 3ㆍ4분기 순이익이 2ㆍ4분기에 비해 크게 늘어날 것으로 평가됐다. 기업별로 살펴보면 SK하이닉스의 순이익이 지난해보다 50,291.33% 급증한 1조284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평가됐고 LG이노텍(593.17%), 두산(229.5%), 한화케미칼(214.22%), SK텔레콤(203.6%), 삼성물산(268.46%), 한국타이어(187.92%), 대우건설(66.87%) 등의 순이익이 지난해보다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유주연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이와 관련해 "올해 상반기에 부진했던 에너지, 소재ㆍ산업재 섹터의 실적이 3ㆍ4분기부터 개선되면서 과거와 달리 '삼성전자 효과'가 미미해질 것"이라며 "2ㆍ4분기에는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기업들의 순이익이 전 분기(13조2,000억원)보다 감소했지만 3ㆍ4분기에는 삼성전자를 빼더라도 기업들의 순이익이 증가 추세를 보일 것으로 평가된다"고 전망했다.
장희종 하나대투증권 연구원 역시 "상장업체들의 3ㆍ4분기 순이익을 살펴보면 삼성전자를 제외하더라도 증가 추세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며 "조선ㆍ화학ㆍ에너지 등 경기민감업종들의 실적이 점차 회복세를 나타내는 상황으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주요 상장업체들의 실적이 개선되면서 삼성전자와 코스피지수의 동조화(커플링) 현상도 점차 완화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시가총액이 210조원을 넘어 코스피지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67%에 달한다. 삼성전자와 코스피지수는 흔히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지만 지난달에는 탈동조화 흐름이 나타났다. 지난달 코스피지수가 3.66% 상승한 데 비해 삼성전자는 0.07% 하락하며 대조를 이뤘다.
허문욱 KB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삼성전자가 시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 코스피지수와 동일한 방향성을 나타냈는데 최근에는 순환매 현상이 나타나며 삼성전자의 영향력이 다소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삼성전자는 현재 시장에서 중립적 역할을 하고 있으며 삼성전자를 제외한 다른 기업들의 실적 영향에 따라 코스피지수가 움직이고 있다"며 "3ㆍ4분기에 국내 기업들은 기존 전망치 수준의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며 4ㆍ4분기에는 실적 모멘텀이 뚜렷하게 발생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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