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17은 급한 자리. 참고도1의 흑1, 3을 서두르는 것은 백8의 침입을 허용하여 흑의 불만이다. 백18 이하 22까지는 이렇게 되는 자리. 흑27로 걸침을 서두른 것은 무슨 뜻일까. 검토실에 일찌감치 나와 있는 루이 9단에게 설명을 부탁했다. “처음 봐요. 백이 28로 몰 것이 뻔한데 이런 시점에서 걸침을 서두르다니. 조훈현 식의 속력행마일 겁니다.” 루이의 예측 그대로 천야오예는 즉시 28로 몰았고 구리는 노타임으로 29에 쳐들어갔다. 흑이 참고도2의 1로 두면 백은 2로 지키게 되는데 이렇게 진행되어도 흑이 나쁠 것은 없다. 그러나 구리는 27과 29라는 콤비블로를 통하여 확실한 실리의 우위를 선점하는 길을 선택했다. 문제는 백28로 얻어맞아 중원의 주도권을 백에게 내주었다는 점인데 그래도 네 귀의 실리를 선점했으니 아무래도 흑이 유망한 바둑이라고 구리는 믿고 있는 것이다. 검토실의 기자들은 천야오예의 생일을 자꾸 묻고 있었다. 지금까지 세계 최연소 우승의 기록은 이창호가 가지고 있다. 그것이 16세 6개월인데 천야오예가 우승하면 16세 4개월 5일이 되므로 큰 신기록이 성립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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