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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의 런처(Launcher)인 '카카오홈'이 빠른 속도로 스마트폰 첫 화면을 장악해 가고있는 가운데, 카카오홈을 미리 탑재한 '카카오폰' 출시가 추진되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와 SK텔레콤, 삼성전자 등은 카카오홈을 스마트폰에 선탑재해 출시하는 방안을 협의 중이다. 카카오홈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의 첫 화면에서 카카오가 제공하는 다양한 기능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해 주는 애플리케이션으로, 지난 5월 출시된 후 지금까지 300만 명 이상이 내려받았다. 이와 관련해 카카오 측은 "아직 실무진 수준에서 협상이 오가는 단계로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
'카카오폰'이 실제로 출시될 경우 이용자들은 카카오가 제공하는 카카오홈, 카카오톡ㆍ카카오스토리 등을 따로 다운로드 할 필요 없이 스마트폰을 구입하자마자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카카오톡ㆍ카카오스토리 등으로 국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시장을 점령한 카카오가 스마트폰 이용자들에 대한 장악력을 더욱 강화할 수 있는 셈이다. 다만 카카오가 단독으로 내놓는 제품이 아닌 만큼 SK텔레콤, 삼성전자의 서비스도 추가된 카카오홈이 탑재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카카오ㆍ이동통신사ㆍ스마트폰 제조사의 셈법이 각각 달라 논의가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느냐다. 카카오와 협상을 진행 중인 업체의 한 관계자는 "이통사와 제조사 입장에서는 스마트폰 첫 화면을 잃는다는 게 부담스럽다"며 "카카오홈이 들어오는 대신 카카오가 우리에게 무엇을 해 줄 수 있을지, 어떻게 협상이 진행되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통사ㆍ제조사 입장에선 무조건 카카오를 뿌리치기도 힘들다. 카카오홈뿐만 아니라 NHN의 도돌 런처, 다음의 버즈런처 등이 급속히 스마트폰 첫 화면을 파고 들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손을 놓고 있기보다는 카카오와의'적과의 동거'를 통해서라도 이득을 얻을 수 있는 길을 찾는 것이 낫다는 판단을 할 수 있다.
한편 카카오폰이 나온다 하더라도 성공 여부를 점치기는 쉽지 않다. 미국에선 페이스북이지난 4월 현지 이통사인 AT&T, 제조사인 HTC와 손잡고 '페이스북홈'을 선탑재한 스마트폰 '퍼스트'를 출시했지만, 초기 한 달간의 판매량이 1만5,000여대에 그쳤다. 카카오 관계자는 "국내 이용자들이 런처에 익숙지 않아 카카오홈이 앞으로 어떤 서비스로 발전할 수 있을 지 점치기가 아직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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