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원전개발로 다시 눈돌려 러시아·우크라 가스분쟁 계기 "에너지 대란 막자"反核 선봉 독일·이탈리아·영국 등 건설에 우호적 반응석유·가스값 급등으로 대안 부재론에 힘실려 최수문 기자 chsm@sed.co.kr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가스분쟁과 이로 인한 에너지 대란 위기를 계기로 유럽 국가들이 다시 원자력발전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그 동안 국민들의 반대에 부딪쳐 반(反)원전 정책을 펼쳐온 유럽 국가들이 해외 에너지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원전으로 유턴할 움직임이다. 이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4일 가스가격 조정에 전격합의 했음에도 불구하고 또 다른 가스분쟁 가능성 등 궁극적인 에너지 대란에 대비해야 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원전으로 에너지 위기 차단= 그동안 반(反)원전 정책에 앞장섰던 독일에서 조차 이번 가스분쟁을 계기로 원전에 대한 우호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 미하엘 글로스 독일 경제장관은 이날 "외국 에너지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글로스 장관은 독일 라디오 방송 회견에서 천연가스를 대체할 에너지원으로 원자력과 석탄을 꼽았다. 그는 독일의 원자력발전소는 "정치적 이유로 사망선고를 받았다"고 말해 원자력 발전소 폐쇄 정책에 대한 반대 의사를 우회적으로 표명했다. 2002년 발효된 법률에 근거해 독일 정부와 전력업계가 체결한 협약에 의하면 당시 19개였던 기존 원전은 2020년까지 단계적으로 모두 문을 닫아야 한다. 또 클라우디오 스카졸라 이탈리아 산업부 장관도 이날 "러ㆍ우크라이나 가스분쟁이 이탈리아에 에너지 공급 위기를 초래하지는 않았지만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면서 "장기적 관점에서 핵기술 개발이 이탈리아 에너지 정책의 중요 요소로 남아 있다"고 말했다.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도 지난해말 이미 "그간 금기시해 온 원전 건설을 재검토할 때가 됐다"며 여론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는 상태다. ◇'대안부재론' 힘 얻어= 원전 건설 재개 주장이 나오는 것은 현실적으로 러시아산 가스를 대체할 만한 에너지원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가스수입선을 다변화 해도 러시아산 보다 싼 비용으로 가능할지 불투명하다. 다른 대안인 석탄의 경우는 환경을 오염시킨다는 치명적인 약점이 있다. 아울러 신ㆍ재생에너지 개발에 주력해야 한다는 의견도 설득력을 얻고 있지만 에너지 효율 측면에서 당장 필요한 에너지를 얻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한편 가스 수급차질에 대한 우려에 따라 원유 수요가 늘 것이라는 전망으로 원유값이 크게 올랐다. 3일(현지시간) 뉴욕시장에서 거래된 서부텍사스중질유(WTI) 2월 인도분 가격은 지난주 종가보다 3.4% 오른 배럴당 63.14달러에 마감, 지난해 10월 이후 최고치를 보였다. 암스테르담전력거래소(APX)에서 천연가스 1월 인도분 가격도 이날 1,000㎉당 76펜스를 기록하며 가스분쟁 전인 지난 주 종가보다 17%나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입력시간 : 2006/01/04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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