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가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육성중인 전자가격표시기(ESL) 사업에서 향후 3~4년 안에 조 단위의 매출을 올리겠다는 비전을 밝혔다. 이를 위해 유통 선진국인 유럽과 북미시장을 집중공략해 시장 1위를 달성한다는 전략도 내놓았다.
최치준(사진) 삼성전기 사장은 12일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에서 열린 삼성그룹 수요 사장단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올해 ESL 사업에서만 매출 2,000억원을 달성해 글로벌 시장점유율 30%를 달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ESL 사업 매출 약 1,000억원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난 수치로, 세계 시장에서도 확고한 점유율 1위에 오르게 된다. 전세계 ESL 시장은 지난해 4,000억~5,000억원 규모로 예상되며, 매년 30~40%씩 성장해 오는 2017년에는 약 2조원이 넘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최 사장은 "ESL 시장은 앞으로의 성장 가능성이 매우 높은 사업"이라며 "향후 3~4년 내에 ESL 사업 매출을 올해 목표치의 5배가 넘는 조 단위 규모로 키워볼 계획"이라고 자신했다.
ESL은 매장에 진열된 제품 정보를 종이가 아닌 전자 라벨로 보여주는 기기로, 매장 내 수 만개 제품의 가격은 물론 원산지, 중량, 할인기간, 재고현황 등을 중앙 제어기에서 실시간으로 표시할 수 있다. 유통업체 입장에서는 매일 수많은 종이 라벨을 일일이 교체할 필요가 없어 인건비 절감을 통한 효율적인 매장 운영이 가능한 것이 장점이다.
최 사장은 "보통 유통매장 한 곳당 최소 1만~2만장의 가격표가 필요한데 이를 ESL로 바꿀 경우 상당한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며 "특히 최근 소비자들이 오프라인 매장에서 상품을 보고 온라인으로 구매하는 추세인데 ESL을 설치하면 오프라인 매장 가격을 실시간으로 조정해 온라인 구매로 쏠리는 고객을 끌어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기는 현재 영국의 글로벌 유통업체인 테스코의 수백 개 매장에 ESL을 공급 중이며, 추가 공급도 추진하고 있다. 올해도 유럽 유통업체들과 신규 공급을 논의 중이며, 북미업체들과도 공급 방안을 협의 중이다. 이를 위해 최 사장은 다음주 독일 뒤셀도르프에서 열리는 유통박람회 '유로샵'에 참석해 현지 바이어들과 만나 ESL 공급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삼성전기는 현재 국내에서 홈플러스 금천점과 동수원점 등에서 ESL을 시범 설치 운영 중이며, 다음달 이마트에도 시범 설치 운영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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