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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친 스톡옵션 회사발등 찍는다
입력2000-04-03 00:00:00
수정
2000.04.03 00:00:00
88년 미국 대기업 최고경영자(CEO)의 평균 연봉이 200만달러를 처음 돌파했을때 다우지수는 2,168였고 95년 580만달러였을때 다우는 5,177였다. 다우가 1만1,497로 높아진 99년말 CEO 평균연봉은 1,190만달러.이 연봉중 대부분은 스톡옵션이다. 스톡옵션이란 제도덕분에 CEO의 경영의욕이 극대화되면서 주가가 함께 오르고 있다는게 일반적인 인식이다. 한국 기업들도 앞다퉈 스톡옵션을 도입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스톡옵션은 신용카드나 다름없는데 미국 기업들이 (스톡옵션이라는) 신용카드를 무절제하게 사용하고 있다는게 뉴욕타임즈의 경고다.
뉴욕타임즈는 2일 미국 기업들의 스톡옵션 과다사용이 미래의 기업이익을 대부분 잡아먹어 큰 문제를 일으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스톡옵션은 현재 정해진 가격으로 미래에 주식을 살 수 있는 권리. 기업으로선 스톡옵션이 행사될 경우 주식을 새로 발행하거나 시장에서 사서 스톡옵션 권리자에게 줘야 한다.
주식의 신규발행은 그만큼 주가를 떨어뜨리므로 대부분 시장에서 주식을 사서 스톡옵션 권리자에게 준다. 이익이 나는 회사의 경우 그만큼 이익이 줄어들게 되고 이익규모가 크지 않은 회사는 차입금으로 주식을 살 수 밖에 없다.
스톡옵션 권리자가 낮은 가격에 높은 주식을 사는 만큼 회사로선 높은 가격에 주식을 사서 낮은 가격에 팔므로 이익이 줄어들게 된다.
스톡옵션은 회계장부에 각주사항으로만 나타난다. 미래에 회사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내용이지만 당장 비용으로 처리되지 않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처럼 당장 표면화되지 않는 스톡옵션이 경영진의 경영의욕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제도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스톡옵션의 비중이 너무 커지고 있다는 것.
CEO에 대한 스톡옵션이 수천만달러규모에 이르면서 이미 기업의 스톡옵션용 주식매입자금이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S&P의 500대기업이 지난 94년부터 98년까지 사용한 스톡옵션용 주식매입자금은 무려 1,550억달러로 해마다 세배가까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
FRB(연방준비제도이사회)는 최근 스톡옵션을 위한 주식매입이 현재 추세대로 확대된다면 조만간 대부분 기업의 수익이 모조리 주식매입에 충당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뉴욕타임즈 조사에 따르면 기한이 닥친 스톡옵션들이 모두 행사된다고 가정할 경우 지난해 시스코시스템의 수익은 24.2%나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이크로소프트의 경우 12.1%, 오라클 16.1%, IBM 8.3%씩 수익이 줄어든다.
미국의 기관투자가들도 스톡옵션으로 인해 향후 기업수익이 크게 줄어들 수 있다는 점을 인식, 기업의 스톡옵션 내용을 따지기 시작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즈는 전했다.
또 일부 전문가들은 모든 스톡옵션의 내용을 주주총회에서 결정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스톡옵션이 경영진의 의욕을 자극, 미국 경제의 최장 호황을 불러온 견인차가 되었다는데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없지만 스톡옵션의 적정선이 어느 정도인지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게 뉴욕타임즈의 결론이다.
뉴욕=이세정특파원 BOBLEE@SED.CO.KR
입력시간 2000/04/03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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