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숙(50ㆍ사진)이 신간 '달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문학동네 펴냄)'로 돌아왔다. '달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는 2008~2010년 한 월간지에 연재한 27개의 짧은 이야기를 엮은 것이다.
21일 서울 홍익대 인근 카페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신경숙은 "어느 날 산보를 하다 문득 보름달을 보며 서로 대화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달이 내게, 내가 달에게 이야기를 들려준다는 기분으로 이 이야기들을 진행했고 긴장된 삶을 이완시켜주고 함빡 웃게 해주는 이야기들을 쓰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소설을 쓴다는 것을 사진에 비유하며 이 이야기들이 독자들에게 하나의 위로가 돼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신경숙은 "어느 순간 글로 쓰지 않으면, 표현하지 않으면 쓱 지나갈 것 같던 그런 순간순간을 남긴다는 느낌이었다. 소설의 형식을 띠고 있지만 어떤 삶의 상황 속에서 내가 만난 시간과 사람들이 던져준 메시지를 담으려고 했다. 내가 이야기를 쓰면서 즐거웠듯이 독자들도 삶의 긴장된 순간들, 그리고 모든 것을 확 내팽개치고 싶은 순간들이 (긍정적으로) 전환될 수 있는 그런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이번 소설은 누군가에게 조곤조곤 이야기를 들려주듯 짧게, 그리고 밝게 진행된다. 작가의 기존 대표작에 익숙한 독자라면 어색함을 느낄 수도 있을 정도다. 작가 스스로의 이야기는 얼마나 담겨 있을까. "예전의 '외딴방'이나 '엄마를 부탁해' 두 작품은 마치 쌍둥이처럼, 거울을 마주 보고 있는 것처럼 닮아 있는, 서로의 욕구를 발견해낼 수 있는 작품들입니다. 그 안의 이야기들이 모두 나에게서 출발하는 것이지만 소설로 완성될 때는 작가의 눈에 비쳐 들어온 세상의 관점으로 쓰여지죠. 세상에서 벌어지는, 그리고 사람들 사이의 일에 귀를 기울여 내 속으로 들어온 이야기들입니다."
그는 이번 작품집에 대해 "소설이라고 하기도, 어떻게 규정을 지어야 할지 모르는 장르"라면서 "영미권에서는 단편을 '쇼트 스토리'라고 하고 개인적으로는 그런 범주에 들어가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신경숙의 다음 작품은 장편이다. 어느 날 갑자기 앞을 못 보게 된 사람의 이야기와 4개의 삶을 옴니버스 형식으로 묶은 이야기가 그의 마음을 맴돌고 있다.
차기작에 대해 "다음 작품은 두 가지 이야기 중에서 고민하고 있다. 옴니버스 형식으로 4개의 삶과 사랑에 관한 이야기 쪽으로 마음이 기울고 있지만 어떻게 될지는 지켜봐야 알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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