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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대도시 투기광풍

4개 광역시 분양권 전매제한 완화에<br>평당가 1,000만원 넘는 최고가 아파트 등장불구<br>"1년만 지나면 전매 가능" 차익노린 투기수요 불러

주택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부산ㆍ대구ㆍ광주ㆍ울산 등 4대 광역시의 신규 아파트에 대한 분양권 전매제한 완화가 지방 대도시의 투기열풍을 부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당초 6대 광역시를 주택 투기과열지구로 묶어 이들 광역시에선 입주 때까지 분양권 전매를 금지시켰으나 지난해 11월 건설경기 연착륙과 지방 분양시장 활성화를 위해 6대 광역시 가운데 인천ㆍ대전을 제외한 4대 광역시에 대해 계약일로부터 1년만 지나면 분양권을 전매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했다. 13일 부동산정보제공업체인 부동산114에 따르면 최근 부산ㆍ대구ㆍ광주ㆍ울산에서 평당 분양가격이 1,000만원을 웃도는 아파트가 잇달아 등장, 해당지역 최고분양가를 경신하는데도 전매를 통해 시세차익을 노리는 투기수요가 몰리면서 이곳 부동산시장이 과열현상을 보이고 있다. 4대 광역시에서 최근 분양된 아파트의 분양가격은 지난해 말 분양권 전매제한 완화 이전 분양된 아파트보다 평당 100만~400만원 정도 높아졌고 인근 기존 아파트와 비교하면 최대 2배나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구 수성구에서 최근 분양된 ‘태영 데시앙’ 56평형 아파트 분양가가 평당 1,052만원으로 대구지역에서 처음으로 1,000만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7월 같은 지역에서 대림 e편한세상 75평형이 당시로선 최고 분양가격인 901만원에 분양된 점에 비춰보면 분양가격이 불과 1년만에 평당 150만원 정도 오른 것이다. 그러나 태영 데시앙은 평균 5.6대 1의 경쟁률로 모든 평형이 1순위 청약에서 마감됐다. 울산에서는 삼산동 성원 상떼빌이 최근 77평형 기준 평당 1,211만원에 공급됐으나 1순위 청약에서 5.5대 1의 경쟁률로 모든 평형이 마감됐다. 이 아파트는 지난해 11월 무거동에서 평당 795만원에 분양된 웰츠타워 48B평형의 울산지역 최고분양가 기록을 갈아치웠다. 침체상태에서 좀처럼 벗어날 조짐을 보이지 않던 광주에서도 지난달 분양된 ‘운암동 현대 아이파크’의 경우 복층으로 설계된 52평형 최고층 기준 평당 분양가가 739만원에 달해 종전 최고가보다 200만원이나 비쌌지만 평균 3.8대 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상반기 광주지역의 신규 아파트 평당 분양가는 600만~700만원선으로 불과 2년 사이 2배 이상 올랐다. 부산에서는 한화건설이 지난달 말 해운대구에서 메가센텀 꿈에그린을 평당 최고 835만원의 분양가에 내놨지만 1, 2순위 청약에서 30평형대가, 3순위에서 46~52평형대가 각각 마감됐다. 분양권 전매제한이 완화된 지역에서는 대부분 계약금 10%만 내면 전매가능 시기까지 추가자금 없이 아파트를 분양받을 수 있다. 주택업체들이 중도금 대출 또는 이자 후불제 등의 분양조건을 내걸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당장 중도금과 잔금이 없어도 일단 아파트를 분양받은 뒤 자금이 필요할 때 전매하면 된다는 심리로 청약하는 사람이 많아 가수요가 발생하고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건설산업전략연구소 김선덕 소장은 “지난해 말 전매제한을 완화할 당시 지방 분양시장이 워낙 침체돼 있었지만 지금은 많이 살아나 건설경기 경착륙에 대한 우려도 많이 없어졌다”며 “전매제한 완화가 투기수요를 일으켜 지방 부동산시장의 과열과 고분양가를 부르고 있는 만큼 모든 투기과열지구에서 입주 때까지 분양권 전매를 금지하는 방안을 신중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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