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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기 성공 캐프… 와이퍼 글로벌 톱 날갯짓

키코 사태·경영권 분쟁 딛고 60개국 140개사 와이퍼 공급

보쉬·발레오와 어깨 나란히

애프터 시장, 매출비중 93%… 안정적 수익·성장모델 확보

올해 코스닥 상장 본격 추진… 매출 1000억대 돌파 기대감

김영호 캐프 대표가 11일 경북 상주시 캐프 공장에서 생산한 와이퍼 제품을 들고 꼼꼼하게 살펴보고 있다. /사진제공=캐프

세계 60개국 140여개 업체에 자동차 와이퍼를 공급하며 매출의 90% 이상을 해외에서 벌어들이는 중소기업이 있다. 세계적인 자동차 부품업체인 독일의 보쉬, 프랑스의 발레오와 어깨를 나란히 하면서 글로벌 시장의 강자로 자리매김한 캐프(CAP)다.

11일 중부고속도로를 타고 2시간여를 달려 도착한 경북 상주시 와답동 캐프. 수십 개의 제조 라인 앞에서 300여명의 직원들이 분주하게 손을 놀리고 있었다. 원자재인 고무는 프레스 라인과 CNC 벤딩, 열 처리·도장 등 7~8개 공정을 거쳐 와이퍼 완제품의 모습을 드러냈다. 약 8만2,000㎡ 대지에 자리잡고 있는 캐프 상주 공장은 연간 최대 5,000만개의 생산 능력(캐파)을 자랑한다. 중국 광둥 공장(2,000만개)과 베트남 하이풍 공장(1,000만개)의 생산량을 모두 합치면 연간 8,000만개에 달한다. 1995년 설립 후 20년간 자동차 와이퍼 생산 외길을 고집해 온 캐프는 10%의 애프터 시장 점유율로 세계 자동차 와이퍼 업계 3위에 올라 있다. 애프터 시장은 고객이 대형 마트에서 별도로 구입해 장착하는 소비자 타깃 시장이다. 미주나 유럽 등 선진 시장의 경우 애프터 시장이 발달돼 캐프의 주요 고객사 명단에서는 월마트나 이마트 등 대형 마트는 물론 미국의 자동차 부품회사인 ITW의 이름이 눈길을 끈다. 애프터 시장은 영업이익률이 10%를 넘는다. 일반적인 주문자 상표 부착생산(OEM) 방식의 영업이익률(3~5%)보다 3배 가량 높다. 김영호 대표는 "애프터 마켓 비즈니스의 경우 성장성과 수익성 모두가 보장된다"며 "제품 경쟁력과 영업 전략에 따라 비례적인 성장이 가능하고 제조사의 주체적인 시장 가격 결정권으로 영업이익률도 높다는 게 큰 장점"이라고 소개했다. 실제로 캐프 매출 중에서 애프터 시장 비중은 무려 93%에 달한다.

캐프는 최근 몇 년 동안 각종 소송에 휘말리고 대표이사까지 교체되는 등 풍파를 겪었다. 2007년 환율변동 리스크를 덜기 위해 체결한 파생금융상품 키코(KIKO)에서 800억원에 달하는 손실이 발생하며 유동성 위기를 겪었던 것. 2010년 국민연금을 포함한 국내 주요 연기금과 금융기관이 출자자로 참여한 사모펀드 IMM프라이빗에쿼티가 600억원의 긴급 자금을 수혈하면서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다. 하지만 2013년 창업주이자 대표이사였던 고병헌 전 회장 측의 방만 경영을 이유로 IMM측이 경영권 소송에 나섰고 법원이 IMM의 손을 들어주면서 김영호 IMM 수석부사장이 대표이사로 취임하게 됐다. 대주주인 사모펀드가 직접 경영에 참여하는 책임경영체제가 구축된 것이다.



김 대표는 "IMM이 경영에 참여한 이후 주력사업인 자동차 와이퍼 제조와는 직접적인 시너지가 없는 의료기기와 전장, 무역 등 비핵심 사업을 과감하게 정리했다"며 "부실 경영에 책임이 있는 몇 명만 회사를 나갔을 뿐 330여명의 직원들은 그대로 고용 승계가 됐다"고 말했다. 이런 노력에 힘입어 2013년 865억원이던 매출은 올해 1,054억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회사측은 보고 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55억원에서 86억원으로 5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재무 건전성이 눈에 띄게 좋아지면서 2013년말 1,952%에 달하던 부채 비율은 지난해 말 200%로 확 낮아졌다.

캐프는 올해 코스닥 상장을 추진할 예정인데 이를 통해 들어오는 자금은 해외 생산시설이나 와이퍼 유통업체 인수에 투자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미국이나 유럽 등 선진국 자본 시장에선 사모펀드가 대주주인 회사들이 증시에 상장하는 사례가 흔하다"며 "캐프는 지난 2년간 불확실한 요소를 없애면서 부가가치를 높여온 만큼 남다른 R&D 경쟁력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코스닥 상장을 통해 회사를 빠르게 성장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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