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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리發 훈풍에 남북관계 풀리나
입력2011-07-25 17:29:53
수정
2011.07.25 17:29:53
정부 "29일 금강산관광 회담" 北에 제의… 민간단체 밀가루 지원도 승인<br>천안함 사건 사과 등 난제도 많아 더 지켜봐야
남북 고위급 당국자 간 발리회담 이후 남북관계가 해빙 모드로 전환되는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정부는 25일 금강산관광 문제를 협의하기 위해 북측에 당국자 간 실무회담을 오는 29일 열자고 제의하고 지난해 11월 연평도 포격사태 이후 사실상 금지해온 민간단체들의 대북 밀가루 지원도 8개월 만에 승인했다.
이 같은 움직임은 지난주 발리에서 6자회담 수석대표와 외교장관이 잇따라 회담을 한 후 나온 정부의 첫 조치로 발리에서 시작된 훈풍이 경색된 남북관계를 푸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차츰 높아지고 있다.
당장 우리 정부는 남북 간의 첨예한 이슈인 금강산 관광사업에 대해 유연한 입장으로 돌아선 분위기다. 실제 북측이 일방적으로 요구한 재산권 처리 문제뿐만 아니라 관광재개 등의 폭넓은 대화가 가능하다며 강경 태도에서 한발 물러섰다. 천해성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금강산 재산권 논의에 국한되지 않고 관광재개를 포함한 본질적인 문제도 논의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주목되는 것은 지난해 2월 개성에서 남북 당국자 간 회담을 연 이후 17개월 만에 강력 입장에서 다시 대화에 나설 수 있다는 신호를 당국자 간 실무회담 제의를 통해 북측에 전달했다는 점이다. 북측이 금강산 재산권 문제를 민간기업과 논의하며 우리 정부를 배제하는 움직임에 제동을 거는 동시에 금강산 문제를 풀 실질 주체가 우리 정부임을 각인시키려는 속내를 내비친 셈이다
여기에 8개월 만에 다시 민간단체의 대북 밀가루 지원을 승인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북측에 우리 정부가 좀 더 유연한 입장으로 전환했다는 점을 알리기 위해 조치로 보인다. 정부는 이날 오전 민간단체인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와 천주교가 신청한 북한 취약계층에 대한 밀가루 지원과 이를 위한 방북신청을 승인했다. 이에 따라 민화협은 26일 밀가루 300톤 등을 사리원시 탁아소ㆍ유치원ㆍ소아병원에, 천주교는 오는 28일 밀가루 100톤 등을 황해북도 인민병원 등에 지원할 예정이다. 정부가 국내 민간단체의 대북 밀가루 지원을 승인한 것은 지난해 11월20일 대한감리회의 대북 밀가루 지원 36톤 지원승인 이후 8개월 만이다.
이러한 우리 정부의 움직임과 맞물려 북한 역시 남측과의 관계에서 유연한 태도를 취해 남북관계 변화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북한도 밀가루 지원 전제조건인 모니터링 강화 요구를 받아들였고 으름장을 놓으며 압박하던 태도에서 벗어나 대화를 이어가려는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추석맞이 이산가족 상봉 논의를 위한 남북 적십자회담을 제의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남북 당국 간 본격적인 대화로 이어지기에는 넘어야 할 산이 여전히 많다. 천안함ㆍ연평도 사건에 대한 북한의 진정성 있는 사과가 선행돼야 한다는 점이다. 게다가 남북 비핵화회담을 성사시킨 외교 당국도 아직은 신중 모드라는 점이다. 남북대화의 물꼬를 다시 트는 데는 성공했지만 한반도 비핵화의 실질적 진전을 이루기까지는 많은 난관이 있어 향후 논의과정이 더 중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외교부의 한 당국자는 "남북 당국자 간 만남은 긍정적이기는 하난 수석대표회의 한번 했다고 모든 게 달라질 일은 없다"며 "낙관도 비관도 하지 말고 대화 노력을 지속해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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