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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 문학상 獨 헤르타 뮐러 수상] 핍박받는 동구 소수민족의 삶 고발

[노벨 문학상 獨 헤르타 뮐러 수상] 여성 작가로는 12번째 영예<br>'심장있는 동물'등 다수 발표<br>루마니아 비밀경찰에 협조안해 핍박받다 獨망명

헤르타 뮐러


여류 작가로는 열두 번째 노벨문학상 수상의 영예를 차지한 독일 국적의 헤르타 뮐러(사진)는 루마니아의 독일계 소수민족의 실태를 알린 작가로 주목 받고 있다. 그의 작품으로 유럽에서는 그동안 잊혀진 동구권 소수민족의 정체성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그는 지난 1953년 루마니아의 티미슈주의 작은 마을 니츠키도르프에서 농부의 딸로 태어났다. 그의 할아버지는 독일계 부농이었으나 공산화된 루마니아에서 농지를 몰수 당했고 어머니는 소련 우크라이나로 추방돼 강제 노동을 했다. 뮐러는 테메스바르대에서 독일학과 루마니아ㆍ프랑스 문학을 공부하면서 작가로 성장하는 발판을 마련했다. 졸업 후 그는 1976년 엔지니어링 회사에서 번역가로 근무했으나 루마니아 비밀경찰의 협조를 거부하는 바람에 해고돼 유치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독일어 개인교습을 하면서 생계를 이어갔다. 그가 독일 망명을 결심한 것도 루마니아 정부의 검열로 작가로서 활동할 수 없게 된 것이 주요 원인 중 하나였다. 그의 작품은 공산주의 독재자에 의해 피로 얼룩진 고향산천이 주된 배경이며 전통적인 고향마을의 어린 시절과 근심 걱정에 휩싸인 채 불안에 떨고 있는 사람들의 심리묘사가 주를 이룬다. 그의 첫번째 소설집 '저지대(1982)'는 루마니아에서 독일어로 출판됐으나 당시 출판물 대부분이 그랬듯이 검열된 버전만 남았다. 다행히 1984년 검열되지 않은 작품이 독일에 남아 독자들에게 알려졌다. 독일어를 쓰는 소수민족 바나트슈바벤의 힘겨운 농촌생활을 간결하게 묘사한 '저지대'와 인간의 이별과 고독을 노래한 산문집 '맨발의 2월'은 독일 문단의 극찬을 받았다. 1987년 독일 망명 후 발표한 '외다리 여행자(1989)'는 당시 독일에 정착하기까지의 심정, 이주 후 대도시의 주변인으로 살았던 경험을 서술했다. 루마니아의 공산정권이 무너진 후 출간된 첫 장편소설 '그때 벌써 여우가 사냥꾼이었다(1992)'는 정보부의 감시를 받고 있는 여교사 아디나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루마니아 독재정권에서 벌어졌던 공포와 억압을 서술하고 있다. 그의 산문집 '따뜻한 감자는 따뜻한 침대(1992)'에는 루마니아의 독재정치뿐 아니라 쿠르드족의 박해, 걸프전, 독일 내의 반외국인 감정 등에 관한 시사칼럼이 실렸다. 두 번째 장편소설 '심장 있는 동물(1994)'은 루마니아 시골마을에서의 어린시절부터 독일로의 탈주과정을 서술하고 있다. 루마니아 독재정권에서 공포와 우정 그리고 사랑을 소설로 묘사한 뮐러는 1994년에 독일에서 클라이스트상을 수상하는 등 유럽의 여러 문학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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