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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핫머니 유출 대비 투자속도 조절… 급격 이탈은 없을 것"

■ 차이나머니 유입 뚝 끊겼다<br>'달러 확보 차원서 회수' 분석… 시장 안정 땐 투자 재개 가능성<br>"자금 유출 현실화 땐 타격 커" 당국, 시장상황 정밀점검 나서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여기에 지난해 심화된 일부 유럽 국가의 재정위기로 국내 채권시장의 큰손이었던 유럽계 자금은 원화채권의 순투자(순매수-만기 상환) 규모를 빠른 속도로 축소시켰다. 2010년 7조원을 순투자했던 유럽계 자금의 순투자 규모는 지난해에는 -3조4,000억원을 기록, 대규모 유출로 바뀌었다. 당연히 외환시장이나 채권시장은 유럽계 자금의 이탈을 불안한 시선으로 바라볼 수밖에 없었고 당국은 금융권에 최소 3개월 이상의 외환유동성 확보 등을 당부하기에 이르렀다.

이런 와중에 외환이나 채권시장의 구세군 역할을 한 게 중국 자금, 즉 차이나머니였다.

중국은 2009년부터 원화채권의 비중을 빠른 속도로 늘리면서 이탈한 유럽계 자금의 빈 곳을 메웠다. 중국의 원화채권 순투자는 2008년에 수백억원 수준에 그쳤지만 2009년에는 1조8,204억원, 2010년에는 4조7,000억원, 2011년에는 3조6,000억원으로 규모를 대폭 늘렸다. 외환시장이나 채권시장이 변동폭을 줄이면서 그나마 선방했던 것도 중국 자금이 빠른 속도로 유입됐기 때문이다. 외환 당국의 한 관계자는 "솔직히 중국의 자금이 외환이나 채권시장에서 일정 정도 범퍼 역할을 해줬던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렇다고 중국이 빠르게 늘려갔던 원화채권의 비중을 만족스러운 눈으로만 바라볼 수는 없었다. 동남아는 물론 미국 등의 채권시장에서도 경제적 패권을 확대하려는 중국이었던 만큼 정치적 목적이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감이 있었다. 시중은행의 한 외환담당 임원은 "소규모 개방경제인 국내 경제의 특성상 원화채권을 많이 갖고 있는 국가의 자금이 빠른 속도로 이탈할 경우 시장은 급속도로 불안정해진다"면서 "외환보유액 3,000억달러가 넘지만 항상 예의 주시하는 게 특정 자금의 변동"이라고 말했다. 금융 당국과 한국은행도 공식 석상에서 중국 자본의 유출 가능성을 항상 우려해왔다.

◇갑자기 원화채권 투자 줄이는 중국=우려가 현실이 되는 것일까. 중국이 갑자기 원화채권의 순투자를 줄이고 있다. 불과 몇 개월 사이에 벌어진 일이어서 시장참가자나 당국 역시 진의 파악에 분주하다. 아직은 본격적인 엑소더스(자금유출) 단계라고 규정하기는 다소 무리가 있지만 유출 규모는 놓고 보면 뭔가 심상치 않다. 중국 자금은 1월의 원화채권 순투자 규모를 50억원 규모로 확 줄였다. 지난해 10월까지의 월평균 순투자 규모인 3,500억원의 70분의1 수준이다. 이런 징조는 지난해 11월부터 나타났다. 11월 순투자액이 1,000억원대로 줄더니 12월에는 400억원대로 축소됐다. 1월에는 그 규모가 더 줄어든 것인데 지난해 말까지 중국이 원화채권 보유국 3위라는 점을 감안할 때 중국 내부에서 뭔가 변화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더구나 중국의 채권투자는 대부분 인민은행을 통해 이뤄진다. 투자의 확대나 축소가 일개 금융기관의 결정이 아닌 정부 내의 긴밀한 협의를 통해 투자가 진행된다는 얘기다. 그래서 시장은 최근 3개월 사이 진행되고 있는 중국의 원화채권 투자의 변화에 대해 우려의 시선을 보낸다.

◇이탈인가, 잠시 휴식기인가=이탈 가능성에 외환 당국은 "그렇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중국 역시 외환보유액 다변화 차원에서 원화채권 투자를 늘리고 있는데 이제 3년 투자를 하고 나서 벌써 철수하겠냐는 것이다. 또 원화채권 자체가 갖는 투자매력도 있는 만큼 쉽게 빼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 당국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만 놓고 보면 유럽 재정위기 여파에도 불구하고 주식시장과는 달리 원화채권 매수세는 꾸준히 이어졌고 지난해 6월에는 8조5,000억원을 순매수할 정도로 원화채권의 인기는 높다"고 말했다.



때문에 당국은 중국 내부의 자금시장 기류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

중국은 외환보유액 부문에서 세계 1위이지만 규모 면에서는 오히려 줄었다. 지난해 9월 말 현재 중국의 외환보유액은 3조2,017억달러로 전달보다 무려 608억달러 감소했다. 외환보유액이 줄자 중국은 지난해 말부터 미국 국채도 팔기 시작했는데 ▦10월 142억달러 ▦11월 15억달러가량을 팔았다. 외환 당국의 한 관계자는 "외환보유액이 줄어든 중국이 달러를 확보하기 위해 해외투자를 줄이거나 투자자금을 회수하고 있다"면서 "이는 중국에서 빠른 속도로 이탈하고 있는 핫머니와도 연관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지난해 11~12월 중국 내 핫머니가 1,000억달러(약 114조8,500억원)가량 빠져나간 것으로 보인다고 전하기도 했다.

한국은행의 한 관계자는 "외환보유액 감소나 핫머니 유출 등 고충을 겪고 있는 중국으로서는 당장 외환보유액 운용 전반을 점검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면서 "안정이 되면 (원화채권을 사기 위해) 다시 들어올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당국이나 시장은 이탈 가능성도 주시하고 있다. 핫머니 이탈로 중국의 외화자금시장이 악화될 경우 환매가 쉬운 국내 투자자금의 회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측면에서다. 정부의 한 관계자도 "한중일 3국이 외환시장 등을 놓고 긴밀하게 협의를 하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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