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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 '민생 70 - 70 플랜'의 재건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


정부가 3월에 중산층 기반 강화 방안을 내놓기로 했다. 중산층의 55%가 본인은 저소득층이라 생각할 만큼 삶이 팍팍하다 보니 이대로 방치하다가는 또다시 중산층의 불안과 불만이 분출될 것이라 우려한 탓일 게다. 교육비와 주거비를 낮춰 중산층의 지출 부담을 완화하고 재산 형성을 도우며 계층 상승 사다리를 복원하는 방안이 담길 듯하다. 그 자체로 반길 일이다. 사실 이번 정부는 중산층을 모토로 집권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12년 대선 당시 박근혜 후보가 발표한 '국민행복 10대 공약'의 제목이 바로 '중산층 70% 재건 프로젝트'였으니까.

중산층 재건 공약 빛 바래

지난 1년간 핫이슈로 떠올랐던 고용률 70%와 기초연금, 경제민주화조차 대선공약집에서는 중산층 70% 재건을 위한 하위범주로 배치된 것들이었다. 한마디로 중산층 70% 재건은 국민 행복이라는 국가 비전의 구체적 모습이자 모든 정책이 지향해야 할 방향타였다. 그런데 그 중요한 중산층 재건 목표가 박근혜 정부의 5년간의 국정과제에서는 아예 빠져버렸다. 다행히도 천대받던 중산층 재건 공약이 1년이 지나서야 겨우 되살아났다. 국가 비전의 구체태(具體態)이자 방향타라는 위상은 내려놓은 채 민생 안정을 위한 하나의 대책쯤으로 쪼그라든 초라한 모습이기는 하지만.

이왕에 중산층을 되살릴 참이라면 중산층의 위상을 제대로 높여 정부가 '70-70 플랜'을 제시하면 어떨까 생각해본다. 중산층 70% 재건이라는 국민 행복의 비전을 명확히 제시하고 모든 정부정책이 중산층을 복원하고 삶의 질을 높이는 데 복무토록 방향타를 잡아주는 것이다. 물론 가장 중요한 핵심 수단으로 고용률 70%가 배치돼야 한다.

중산층 70% 복원은 충분히 실현 가능한 목표치라는 점에서도 매력적이다. 중산층 비중을 현재의 65%에서 70%로 5%포인트 끌어올리는 것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의 경험에서 보듯이 결코 어려운 게 아니다. 프랑스는 2011년 저소득층 비중이 34.7%에 달했지만 정부의 소득 재분배 정책 이후에는 7.9%로 무려 26.8%포인트나 줄어들어 그만큼 중산층이 두터워졌다. 체코나 에스토니아, 슬로바키아에서도 20%포인트 이상 감소했으며 스페인·슬로베니아·이탈리아·포르투갈·그리스·폴란드에서도 15%포인트 이상 줄어들었다.



고용률 70% 연계 새 목표 제시해야

반면 한국은 17.3%에서 14.9%로 2.4%포인트 감소하는 데 그쳤다. OECD 최하위다. 정부정책이 얼마나 중산층 복원과 따로 움직이는지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뒤집어보면 정부가 마음만 먹는다면 중산층 확대가 충분히 가능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요즘 정부가 수많은 정책을 열정적으로 내놓기는 하는데 한 방향으로 조화롭게 움직인다는 느낌이 약하다. 때로는 정부의 선의가 왜곡되는 것 같아 안타깝기까지 하다. 고용률 70% 로드맵이 한 예다. 일자리 창출이라는 정부의 올바른 정책 방향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은 혹여 나쁜 일자리만 양산하는 것은 아닌지 의심한다. 만약 정부가 중산층 70% 재건이라는 비전과 방향타를 선명하게 제시했다면 중산층의 눈높이에 맞는 좋은 일자리 창출이 정부의 뜻임을 누구나 알아차렸을 것이다. 중산층 70%와 고용률 70%, 단짝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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