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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칼럼/8월 20일] 베이징올림픽의 '反韓 무드'

2008년 베이징올림픽이 열리고 있는 요즘 우리 국민들은 모처럼 기쁨에 들떠 있다. 갈수록 깊어가는 불경기와 광우병 파동 등으로 까맣게 타들어가던 우리 서민들의 가슴에는 우리 선수들의 메달 소식이 오랜 가뭄 끝의 단비처럼 반갑기만 하다. 이대로면 우리가 당초 기대했던 금메달 10개, 세계 10위의 목표를 무난하게 달성할 것 같다. 중국인들도 자국 선수들의 눈부신 활약을 기뻐하고 있다. 중국의 국민적인 영웅인 류샹 선수의 돌연한 기권에 의한 충격으로 축제 분위기가 다소 가라앉기는 했지만 목표한 금메달 40개를 훨씬 넘겨 세계 1위 달성이 확실해 보인다. 한중 양국 올림픽 참가 선수들의 선전은 우방국 국민으로서 서로가 축하할 만한 일이다. 하지만 베이징 현지에서 느끼는 중국인들의 감정은 그렇지 않은 듯하다. 올림픽 개막식날 북한 선수단이 입장할 때 중국 관중들의 박수 소리가 한국 선수단이 입장할 때에 비해 훨씬 컸을 때만 해도 북한과 중국의 특수한 관계 때문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중국 관중들은 대부분의 경기에서 한국의 상대팀을 일방적으로 응원하고 한국팀에는 야유를 보내고 있어 당황스럽다. 급기야 지난 16일에는 한일 야구전에서 일본을 일방적으로 응원하는 충격적인 현상까지 나타났다. 본래 중국인들도 일본이 과거 군국주의 시절 중국을 침략해 수십만명의 민간인을 학살했기 때문에 일본에 대한 감정이 그다지 좋지 않은데 그런 중국인들이 동병상련의 입장인 한국을 제치고 일본을 편드는 상황이 됐으니 그들의 한국인에 대한 반감은 상식의 선을 넘어서고 있다. 이 같은 반감은 요즘 중국 인터넷의 가짜 기사에 의해 ‘확대 재생산’되는 측면이 있다. 누군가가 “한국 언론이 썼다”고 날조한 ‘쑨원(孫文)은 한국 혈통’ 보도와 ‘세계 4대 발명품을 한국인이 발명했다’는 보도가 온라인을 통해 퍼지면서 한국인에 대한 인상을 흐려놓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날조된 기사까지 활개 치자 일각에서는 한중 관계의 훼손으로 득을 볼 수 있는 제3의 세력이 음모를 꾸미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번 일과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겠지만 5월 이명박 대통령의 방중 때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한미동맹’ 발언으로 외교 결례라는 빈축을 샀던 일도 일본 기자의 의도적인 질문에서 촉발된 것이었다. 지금 한국과 중국은 경제적으로나 정치ㆍ외교적으로나 매우 가까운 나라이다. 두 나라의 우호와 협력은 서로에게 득이 되지만 반목은 큰 손해다. 올림픽 폐막 이튿날인 오는 25일 우리나라를 방문하는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과 이 대통령의 만남이 양국의 우호관계에 새로운 이정표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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