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순옥(사진) 민주통합당 의원은 13일 최근의 통합진보당 사태에 대해 "사람 중심의 생각보다는 정파 중심으로 사고를 하다 보니 지금과 같은 현상이 일어났다고 본다"고 말했다.
전 의원은 이날 가진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노동자들이 중심이 됐던 다른 나라 사례와 달리 우리나라 노동당(현 통합진보당)은 지식인 중심의 정파운동이나 이론운동이 주가 됐고 현재의 통합진보당 문제는 그것과 관련이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전 의원은 지난 1970년 노동기본권 보장을 외치며 분신했던 고(故) 전태일 열사의 친동생으로 이번 19대 국회에 비례대표로 입성했다. '전태일 정신'을 계승한다는 통합진보당이 최근 홍역을 앓고 있는 데 대해 전 의원은 우리나라만의 특수한 진보정당 성장 과정을 원인으로 꼽았다. 학생 운동권 출신의 지식인들이 노동 현장에 투입(이른바 '학출')돼 노동세력을 정치화하는 과정에서 노동자 중심적 사고 대신 지식인 위주의 정파ㆍ이념적 사고에 치우치게 되고 이 같은 태생적 한계가 통합진보당 사태의 근원이라 할 수 있는 계파 간 이해 다툼을 야기했다는 것이다.
그는 "(통합진보당 사태는) 진보를 지향하는 많은 사람들의 희망을 빼앗아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안타깝다'며 "(이석기ㆍ김재연 의원 등) 문제가 됐던 사람들은 자진 사퇴해야 한다"고 전했다.
전태일 열사 분신 당시 16세였던 전 의원은 곧바로 오빠의 뒤를 이어 동대문 봉제공장에서 일하며 노동운동을 시작했고 영국 유학을 다녀와서도 동대문 현장으로 돌아갔다. "노동자와 함께 생활하며 대안을 찾겠다"는 생각으로 사회적 기업인 '참 신나는 옷'과 기술교육기관인 '한국패션봉제아카데미(수다공방)'를 잇따라 세웠다.
이제 국회의원이 된 그는 동대문 봉제공장 같은 '한계 기업(생계형 기업)'들을 위한 입법활동을 준비하고 있다. 전 의원은 "가장 밑바닥에서 기업활동을 하는 사람들은 4대 보험 적용도 안 되고 근로환경도 매우 열악하다"며 "국가 지원을 제도적으로 만들어주면 이 사람들의 기업활동을 통해 많은 일자리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를 위해 자신의 전문 분야인 환경노동위원회 대신 지식경제위원회를 희망 상임위로 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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