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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지마 류조 前 이토추 회장 별세

日 베스트셀러 '불모지대' 실제 주인공


일본 베스트셀러 ‘불모지대’의 실제 주인공인 세지마 류조(瀨島龍三) 전 이토추 종합상사 회장이 4일 오전 95세를 일기로 타계했다. 그는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소련군에 체포돼 포로생활을 한 뒤 재계에 뛰어들어 현재의 이토추(伊藤忠) 종합상사를 일궈냈다. 고 세지마 회장은 이후 일본의 정ㆍ재계를 아울러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으며, 그의 파란만장한 인생사는 일본 소설사 야마자키 도요코(山崎豊子)의 소설 ‘불모지대’의 기반이 됐다. 그는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일본 육군사관학교를 2등으로, 육군대학을 수석으로 각각 졸업하고 군에 몸담았다. 이후 만주에서 일본 패망과 함께 육군 참모(중령)의 신분으로 소련군의 포로가 돼 11년간의 억류생활을 한 끝에 56년 귀국했다. 그는 2년 뒤 이토추 상사에 입사해 항공기ㆍ석유사업 분야에 일하다 68년 전무로 승진했으며 이스스 자동차와 미국 제너럴 모터스(GM)의 제휴를 성사시키는 등 굵직한 실적을 올리며 승승장구했다. 그의 치밀한 정보수집력은 섬유수출업에 집중했던 이토추를 일본 최대 종합상사로 거듭나게 했다. 78년부터 10년간 이토추상사 회장을 지내고 2000년 6월 특별고문을 마지막으로 재계를 떠났다. 고인은 한국의 정ㆍ재계 인사와도 폭넓은 교류를 해왔다. 그는 고 이병철 삼성 초대회장과 오랜 친분 관계를 유지했고, 2차대전 일본 관동군에 근무한 박정희 전 대통령의 직속상관이기도 했다. 한편 그는 생전 자서전에서 ‘대동아전쟁’을 자위전쟁이라고 규정하며 일본의 ‘새로운 역사 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새역모)’에 이름을 올리는 등의 행보로 극우파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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