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원 은행연합회 회장은 11일 국제통화기금(IMF), 세계은행(WB) 연차총회 참석을 위해 방일 중 도쿄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최근 코픽스 오류를 수정하는 데 시간이 걸린 것은 기준금리 오류가 발견돼도 일절 수정하지 않는다는 협약서 때문"이라고 밝혔다.
박 회장은 "오류를 알게 된 시점이 오래되지 않았고 해당 건수 비중이 얼마 안 돼 빨리 고치라고 지시했지만 협약한 은행으로부터 일일이 동의를 받아야 했다"며 "동의 없이 수정하면 협약을 어겼다고 항의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17일 우리은행이 자금조달 수치를 잘못 입력해 코픽스 금리는 원래 금리보다 0.03%포인트(신규 대출 기준), 0.01%포인트(잔액 기준) 높게 공시됐다. 이에 따라 약 4만명의 대출자가 626만원 더 많은 이자를 물었다. 은행연합회는 이런 오류를 9월27일 인지했지만 열흘이 지난 8일에야 수정한 금리를 공시했다.
하지만 해당 협약을 손보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박 회장은 "코픽스가 원래보다 낮게 공시되면 고객에게 이자를 더 내라고 해야 할 뿐만 아니라 오류를 너무 늦게 발견했을 때는 수정하는 데 상당한 비용이 든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그는 "코픽스 도입 당시 금융선진국의 조문을 그대로 가져다 썼는데 선진국에서도 오류를 수정하지 않는다고 명시한 데는 이유가 있을 것"이라며 "그 조항을 없애자는 것도 논란이 있을 수 있다"고 털어놓았다.
이에 대해 은행연합회는 코픽스 도입 당시 미국 연방주택대출은행이 기준금리로 사용하는 자금조달지수인 코피(COFIㆍMonthly Weighted Average Cost of Funds Index) 금리를 벤치마킹하며 운영지침을 빌렸다고 설명했다. 코피 금리는 일단 공시된 뒤에는 수정이나 재공시가 불가능하다.
단기지표금리 개선 태스크포스(TF)가 특정 금리를 지표금리로 결론을 낼 것인가에 대해 박 회장은 "지표 하나를 천편일률적으로 쓰라고 하는 것을 다시 검토해야 한다"며 "여러 대안이 있고 어느 것을 쓸지는 은행이 선택할 문제"라고 말했다. 금융산업노조와의 임금협상에 대해서는 "귀국하면 다음주 초 마무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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