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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일 외교전 이번엔 워싱턴서

주미 中대사 국무부 부장관 면담

"아베 역사적 죗값 받아야" 비판

日도 최측근 보내 해명·반박 맞불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신사 참배로 불붙은 중국과 일본 간 외교전쟁이 국제정치의 중심무대인 미국 워싱턴에서 총력전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추이톈카이 주미 중국대사는 13일(이하 현지시간) 윌리엄 번스 미 국무부 부장관과 면담해 아베 총리의 야스쿠니 참배에 대한 중국의 입장을 설명했다.

추이 대사는 지난 3일 기자간담회서 "아베 총리는 중일 관계를 파괴한 역사적 죗값을 받아야 한다"며 직격탄을 날린 데 이어 10일 워싱턴포스트(WP)에 '위험한 참배(Dangerous Tribute)'라는 제목의 기고문을 게재하는 등 대일공세를 주도하고 있다. 중국은 14일에도 독일·마다가스카르 주재 대사가 일본의 군국주의 회귀 움직임을 비판하는 등 국제 외교무대에서 인해전술을 방불케 할 정도로 '아베 때리기'에 나서고 있다.

일본 측도 아베 총리의 최측근 인사들을 워싱턴으로 보내 맞불을 놓고 있다. 일본은 야스쿠니 참배에 대한 워싱턴 정가의 싸늘한 시선을 의식해 주로 해명과 사태수습에 주력하고 있다.

아베 총리의 친동생인 기시 노부오 일본 외무성 부대신은 15일 번스 부장관과 만나 야스쿠니 참배 문제를 해명할 예정이다. 해외순방 중인 존 케리 국무장관 대신 번스 부장관이 집중 타깃이 된 것이다.



다음주에는 야치 쇼타로 일본 NSC 국가안보국장 내정자가 워싱턴을 방문한다. 그동안 침묵을 지켜온 사사에 겐이치로 주미 일본대사도 조만간 언론기고를 통해 추이 대사의 WP 기고를 반박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달 초 영국 런던에서 중국대사와 일본대사가 언론기고를 통해 상대국을 소설 '해리포터'에 등장하는 마왕 '볼드모트'라고 비난하던 상황이 워싱턴에서 재연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미국은 아베 총리의 행보가 못마땅하지만 중국 편도 들 수 없는 곤혹스러운 상황에 몰리자 원론적 입장만 거듭 밝히고 있다.

대니얼 러셀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15일 "한일 간, 중일 간 긴장이나 악감정이 현 수준까지 높아진 것은 유감"이라며 "미국은 각국이 자제하고 분별 있게 행동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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