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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경제소사/ 11월 19일] <1554> 펜조일 평결


배상금 105억3,000만달러. 1985년 11월19일, 휴스턴시의 텍사스주 최고법원 배심원단이 석유회사 텍사코(Texaco)에 내린 평결이다. 배심원단이 평결한 배상 규모로는 사상 최고 금액. 소송은 석유회사 펜조일(Pennzoil)의 고발로 시작됐다. 같은 업계인 텍사코를 상대로 소송을 낸 이유는 인수합병(M&A) 경쟁. 짭짤한 수익을 내는 석유업체 게티오일과 합병계약을 맺었으나 텍사코가 가로채가는 통에 주가하락으로 60억달러에 이르는 손실을 입었다면 손실액의 두 배가 넘는 140억달러를 손해배상금으로 청구했다. 게티오일은 텍사코에 '승자의 독배(毒杯)'였다. 소송에 걸린 뒤 바로 항소했으나 1987년 최종심에서 졌다. 손해배상금도 재판과정에서 112억달러로 높아졌다. 텍사코는 바로 위기를 맞았다. 우리나라에도 진출해 투자원금의 수백배를 챙겨갔다는 텍사코가 이때부터 흔들렸다. 펜조일을 설득해 배상액 30억달러에 합의했으나 당장 운영자금도 부족했다. 결국 파산을 피하지 못한 텍사코는 간판을 내리고 셰브런석유기업 산하로 들어갔다. 이익은 누가 누렸을까. 투자자 아이칸과 변호사들이다. 아이칸은 소송 소식으로 주가가 급락한 텍사코 주식을 싹쓸이해 지분을 15%까지 끌어 올렸다. 이후 고가에 팔아 5억달러 이상의 수익을 거둔 것으로 전해진다. 배상금 중재에 나선 것도 아이칸이었다. 펜조일이 고용한 변호사 두 사람도 각각 3억3,500만달러와 1억달러를 성공보수로 챙겼다. 전문적 식견이 부족한 배심원단의 무리한 평결, 과도한 변호사 수임료 등의 논란을 낳았던 펜조일과 텍사코 간 소송은 경영이론에도 영향을 미쳤다. 불필요한 소송이나 싸움은 손해라는 인식이 퍼지는 가운데 기업들은 협상전문가를 뽑아 키우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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