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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경제소사/ 11월2일] <1539> 이시이 랜싱 협정


1917년 11월2일 워싱턴DC. 로버트 랜싱 미국 국무장관과 일본 특사 이시이 기쿠지로가 협약을 맺었다. 이름하여 이시이 랜싱 협정의 골자는 중국에서의 일본의 특수이익 인정. 양국의 '기회균등'을 확인하되 중국과 국경선을 맞대고 있는 일본의 특수성을 감안한다는 내용이었다. 미국과 일본이 필리핀과 조선의 교차지배를 약속한 가쓰라 태프트 협정의 중국판 격인 이 협정의 배경은 일본의 급격한 부상. 유럽을 무대로 펼쳐진 1차 세계대전의 와중에서 연합국으로 참전해 태평양의 독일 식민지와 중국에서 조차한 칭다오를 점령한 일본의 팽창을 부담스러워했던 미국은 '특수이익 인정'이라는 애매모호한 표현을 동원해 중국에서 일본과 동일한 권리를 확보했다고 여겼다. 일본은 일본대로 중국 북부, 특히 만주 지역에서 일본의 배타적 이익을 미국이 인정했다고 생각하고 중국 진출을 더욱 서둘렀다. 문제는 중국의 의견을 묻지도 않았다는 점. 일본의 무리한 요구(21개 조 요구, 1915년)로 반일감정이 고조된 중국에서는 미국과 일본의 제국주의를 규탄하는 시위가 일어나고 베이징 정부는 협정 자체가 무효라는 성명서를 냈다. 이시이 랜싱 협정은 미국과 중국ㆍ일본, 영국을 비롯한 유럽 6개 나라가 '중국에서의 기회균등'에 합의한 9개국 협정(1922)으로 폐기됐어도 1920년대 내내 미국의 대 아시아 정책의 기본으로 작동했다. 일본에 유리한 협정을 체결한 배경에는 친일 미국인들의 입김이 서려 있다. 전임 대통령은 물론 월 스트리트를 지배하던 모건 하우스도 일본과 중국의 신용도를 비교하며 일본을 위한 로비를 자청했다. 오늘날의 중국은 가난과 후진ㆍ분열로 타국에 운명을 맡겼던 과거와 비할 바가 아니지만 미국에서의 일본의 로비력은 여전하다는 소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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