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가 김수근의 작품인 서울 종로구 원서동 '공간' 사옥(사진)이 문화재로 등록될 것으로 보인다.
문화재청은 19일 "'공간' 사옥을 구성하는 여러 건물 중 1971~1977년 김수근이 설계한 옛사옥(224.56㎡)을 등록문화재로 등록하기로 방침을 정했다"고 전했다.
'공간' 사옥은 건축가 김수근(1931∼1986)이 1971년부터 짓기 시작해 1977년 완공한 건물이다. 김수근은 이곳에서 경동교회(1980년)ㆍ올림픽주경기장(1986년) 같은 명작을 남겼을 뿐만 아니라 김원ㆍ승효상ㆍ민현식 등 건축계를 주도하는 건축가들을 다수 키워냈다.
'공간'사옥은 건물주인 건축사사무소 공간그룹이 1월 부도가 나면서 매물로 나왔다. 이후 서울문화재단ㆍ현대중공업ㆍ네이버 등이 인수 의사를 밝혔으나 무산되고 21일 공개경쟁 입찰 방식으로 매각된다. 이에 따라 문화예술계 인사 110여명은 지난 18일 기자회견을 열고 매각에 따른 훼손을 막기 위해 공공건축박물관으로 조성하고 문화재보호법상 등록문화재로 등록할 것을 요구했다.
문화재청은 오는 25~29일 현지 조사를 벌이고 이를 토대로 다음달 10일 문화재위원회 근대문화재분과 회의에 등록문화재 심의를 부칠 예정이다.
다만 문화재로 등록된다고 해서 이것이 해당 문화재가 파괴나 인위적인 훼손에서 방어벽이 된다는 뜻은 아니다. 신고만 하면 외관을 변경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공매에서 새 주인을 찾으면 문화재 등록을 위해서는 소유자 동의가 필요해 향후 추이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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