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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개혁 안하면 위기는 반복된다"

[책과 세상] ■불황의 경제학(폴 크루그먼 지음, 세종서적 펴냄)<br>■경제학의 진실(폴 크루그먼 지음, 황금사자 펴냄)<br>임시방편적인 정책으로는 거듭되는 '불황' 해결 못해<br>패러다임 바꿔 고리끊어야



세계를 강타한 금융위기는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 대출)로 인한 은행의 부실에서 시작됐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안티오크 지역의 한 주택 앞에‘압류처분(foreclosure)’ 표지판이 세워져있다.

"오바마 행정부가 은행 스스로 건전성을 회복하기를 기대하면서 금융위기를 대충 지나가기로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은행이 발행한 채권 금리나 은행의 신용부도스와프(CDS) 등 지표가 최근에도 악화해 금융위기 이전에 상상할 수 없었던 수준에 머물고 있다. 오바마 정부가 근본적인 금융개혁을 하지 않고 대충 지나가기 전략을 펼친다면 미국은 일본처럼 높은 실업률 속에 저성장이 장기화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지난 11일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 대학 교수가 미국의 재무건전성 평가(스트레스 테스트) 결과를 두고 쏟아낸 쓴 소리다. 그가 끝없이 정부를 비판하는 이유는 현 금융제도의 개혁 즉 현 시스템을 뒤엎고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지 못한다면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경제 위기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없음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크루그먼 교수는 '만약' 20세기 초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미국 내수 경제를 희생해가면서까지 금본위제도를 고수하지 않았더라면 1930년대 대공황은 피할 수도 있었던 일이라고 말한다. 역사에 '만약'이이라는 전제조건은 있을 수 없다는 사실을 아는 저자의 말에는 충분히 막을 수 있는 사건이었다는 안타까움이 담겨있다. 1930년대 미국의 대공황 '망령'은 그러나 1990년초 라틴 아메리카를 시작으로 그해 하반기 아시아에 이르면서 기분 나쁠 정도로 흡사한 경제 위기로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몇몇 전문가들은 당시 위기를 일부 지역에 국한된 현상으로만 금을 그었다. 하지만 20여년이 지난 지금 아르헨티나 등 라틴 아메리카와 아시아가 겪었던 것보다 훨씬 더 대공황을 닮은 경제위기가 몰려와 세계 대부분의 국가들이 금융과 경제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사투를 벌이고 있다. 우려했던 '불황'이 다시 돌아온 것이다. 크루그먼 교수는 올해 미국에서 개정 출간된 '불황의 경제학'에서 1990년대 아시아를 시작으로 멕시코, 아르헨티나 등 국지적으로 잇달아 터진 경제 위기를 통해 내성을 키워가면서 순환을 거듭하고 있는 불황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를 위해서는 경제 전반을 이해하는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고 조언한다. 먼저 불황을 무조건 거부만 할 것이 아니라 공식적인 주제로 연구를 하면서 불황을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을 찾아야 한다는 것. 경기 회복과 호황을 일으키는 데만 몰두해 왔던 경제학 연구의 초점을 경기 후퇴쪽으로 돌리라는 것이다. 현재의 금융 시스템으로는 불황 경제학의 그늘을 걷어낼 수 없음을 알기에 저자는 오바마 정부에 대해 강도 높은 비판을 멈추지 않고 있는 듯하다. 단순한 임시방편적인 정책으로 발등의 불을 끄는데 급급하다면 대공황의 망령은 잊을 만하면 다시 등장하게 된다고 엄중히 경고한다. 한편 1996년 발간돼 경제학 교재로 활용됐던 '경제학의 진실'도 함께 나왔다. 책은 경제학의 이론을 다양한 사례를 곁들여 독자들의 이해를 돕는다. 산업위축과 실업증가, 실질소득 향상의 둔화, 소득격차의 확대, 산업시설의 유출 등 선진국 경제의 문제점을 분석하고 그 원인을 짚어낸다. 책은 1997년 '팝 인터내셔널리즘'이라는 제목으로 국내에 번역됐으나 2000년 초 일찌감치 절판된 후 재출간됐다. '…진실'을 통해 복잡한 경제학의 이론에 대한 크루그먼의 통찰을 이해할 수 있으며, '…경제학'에서는 반복되는 경제 불황을 막을 수 있는 지혜를 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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