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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메' 장밋빛 시절 저무나

수요 대폭 줄고 열악한 노동환경문제 겹쳐 고전<br>유튜브등 급부상으로 DVD시장 규모 18% 감소


공각기동대. 포켓몬스터.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아니메'(일본 애니메이션)를 대표하는 이 같은 작품들을 다시 만들어 내는 것은 앞으론 힘들어지는 것일까. 전세계적인 돌풍을 일으킨 아니메는 그 동안 막대한 수익창출과 함께 일본 문화의 전파 역할까지 수행해왔다. 하지만 최근 수요가 크게 감소한데다 열악한 노동환경 문제까지 불거지면서 과거 장밋빛 시절이 저물고 있다는 걱정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 할리우드 애니메이션과 함께 세계 애니메이션 산업을 양분했던 일본 아니메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며 그 내막을 보도했다. 아니메 수요가 줄어드는 원인은 주 고객인 일본 어린이들의 수가 감소하는 탓. 덩달아 장난감 회사, 방송국 등 기존 후원자들이 아니메 산업에 대한 지원을 줄이면서 매출 감소와 함께 사업자금 마련 어려움의 이중고를 겪고 있다. 유튜브 등 인터넷 동영상 사이트의 인기 역시 아니메 DVD 시장을 잠식하는 결과를 낳았다. 일본 비디오소프트웨어협회에 의하면 일본 아니메 DVD 시장규모는 2006년 937억엔(약 1조2,180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후 계속 하락해 2008년에는 전년보다 18% 감소한 728억엔(약 9,460억원)에 머물렀다. 산업 내부적으로는 고된 업무를 보상해주지 못하는 낮은 임금이 문제로 꼽힌다. 최근 아니메 산업 종사자들, 특히 20대 젊은층의 이직 비율이 크게 늘었다. 본래 애니메이터들은 돈보다는 원하는 꿈을 찾는 경우가 많지만 생활을 이어가기도 빠듯한 급여수준은 감당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도쿄의 텔레콤 애니메이션 필름 사(社)에 계약직원으로 입사한 오다니 리에(22)씨는 "하루 12시간 이상씩 컴퓨터 모니터를 봐야 한다"며 아니메의 매력 대신 고역을 느끼고 있다고 털어놨다. 그녀는 WSJ와의 인터뷰에서 "아니메를 사랑하는 사람들과 같이 일하는 것은 즐겁지만 돈을 너무 못 번다. 부모님을 떠나서 독립할 수 있을지 걱정이다"라고 말했다. 오다니 씨의 한달 실수령액은 때론 10만엔(약 130만원)을 밑돈다. 올해 주요 아니메 회사의 임원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 의하면, 20대 직원들의 평균 연봉은 110만엔(약 1,400만원)에 불과하며 30대 직원들도 210만엔(약 2,700만원)에 그친다. 이들 임원은 지난 3년간 새로 유입된 인력들 중에서 10명 중 9명이 이 분야를 떠났으며 그 중 유능한 인력들은 보수가 더 많은 비디오게임 등의 분야로 이전했을 것으로 추정한다. 이마저도 감당하기 힘겨운 일부 아니메 스튜디오들은 중국, 한국, 베트남 등 인건비가 더 저렴한 국가의 업체에 외주제작을 맡기고 있다. 이들 나라는 낮은 인건비에 정부의 산업지원용 보조금의 혜택까지 받는데다 생산제품의 질도 양호한 편이어서 일본 업체들이 크게 찾고 있다. 아예 성인층으로 타깃을 돌려 소프르 포르노 및 폭력물 애니메이션에 집중하는 곳도 증가하고 있다. 일본 아니메 영화감독인 야마자키 오사무는 "젊은피의 수혈 없이는 (애니메이션 산업의 경쟁력인)유연하고 창조적으로 사고하는 능력을 잃게 될 것"이라고 자가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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