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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도시를 바꾸자] 그린벨트 해제 능사 아니다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은 무질서한 도시팽창을 막고 도시민의 쾌적한 주거환경을 위해 30여년동안 일관성 있게 유지된 정책 중 하나다. 친환경적 도시 조성을 위해 도시경관 훼손을 막고 환경오염을 줄이는 유일한 개발억제 장치인 셈이다. 하지만 지난해 수도권지역을 포함한 전국 18곳 3,800만평이 그린벨트 해제지역으로 대거 지정돼 그린벨트 효용성이 크게 훼손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특히 해제되는 면적 절반이 주택건설용지로 활용될 예정이어서 이에 따른 인구집중, 지가상승, 베드타운화(bed town) 등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부는 서민주거 안정을 위해 현재 그린벨트 해제지역에 10만가구의 국민임대주택을 건설할 계획이다. 하지만 국민임대주택은 대부분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공급되는 만큼 주민들의 생활터전이 되는 기존 시가지와 시가화예정지에 건설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현재 해제대상지역은 군포 부곡, 의왕청계, 시흥정왕 등 서울 도심에서 20km정도, 기존 시가지와도 거리 떨어진 곳에 분포되어 있다. 또 수도권지역 11곳 주택단지가 총 276만평에 21만7,000명(7만2,260가구)정도로 계획돼 있어 면적은 일산신도시의 절반에 불과하지만 인구는 일산에 육박하게 된다. 이에 따라 적정한 도시기반시설을 갖추기 어렵고 자족성이 부족한 베드타운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특히 주택단지 주변의 간선교통망이 확충될 경우 일대 취락지구는 다세대, 다가구가 난립하는 등 난개발이 될 가능성도 높다는 지적이다. 난개발로 주변 토지가격이 상승하면 그린벨트내 주민들의 주거불편 해소라는 당초 취지와 달리 원주민들의 개발이익 욕구만 높이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경원대 이창수 교수는 “미국, 프랑스 등 선진국은 친환경적 국토, 도시건설을 위해 시가지를 제외한 지역을 개발제한지역으로 철저히 관리하고 있다”며 “우리나라 국토의 5%에 불과한 그린벨트를 대대적으로 해제하는 것은 도시민을 위한 도시설계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재준 협성대 도시공학과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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