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천, 돈 나무, 관음죽, 팔손이나무, 넉줄고사리, 아글라오네마, 산호수, 스킨답서스, 뱅갈고무나무, 피토니아 ...'
이 식물들의 공통점은 새집증후군의 원인물질인 포름알데히드 없애주는 기능이 뛰어나고 거실이나 사무실 등 좁은 공간에서도 잘 자란다는 점이다. 식물은 이제 우리 일상에서 식용이나 약재, 관상용을 넘어 힐링의 동반자로 거듭나고 있는 것이다.
농촌진흥청은 정부 3.0 전략에 발맞춰 식물의 효용가치 제고를 위해 식물을 이용한 실내공기정화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우선 농진청은 환경부와 함께 다음 달 실내 공기정화 실물 200종류 가운데 20종류를 최종적으로 선정해서 유치원 등 다중이용시설 실내 공기정화에 나설 예정이다. 이를 위해 양 기관은 테스크포스(TF)를 한시적으로 운영한다.
또 생활공간에 식물을 기르면 공기정화를 높일 수 있다는 연구 성과를 잇달아 내놓고 있다.
농진청과 연세대가 공동으로 신축 초등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2년 동안 연구한 결과에 따르면 교실에 식물을 키울 경우 평균 21.1%가 새 건물 증후군 증상이 완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경우 실내식물의 녹색과 상대습도 증가해 14.1%가 안구 결막충혈 증상이 호전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고려대 연구결과에서도 실내에 기르는 식물의 다양한 색채는 심리적 안정과 관련된 뇌파에 변화를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식물 잎의 그린 색은 편안함과 주의집중력에 관련된 베타파를 3.9% 증가시키며, 노란색 식물을 활용할 경우 유쾌함을 나타내는 세타파가 4.2% 증가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사무실에서 식물을 기르면 사무환경 개선뿐만 아니라 업무능률도 향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무공간 부피의 2% (면적대비 5%) 가량을 식물로 채우면 포름알데히드 등 휘발성 유기화합물(VOC)이 크게 감소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농진청은 사무실 크기의 실험동을 만들어 식물 1·2·3%를 투입하면서 휘발성 유기화합물의 제거량을 측정하는 실험을 3년간 수행한 결과, 부피대비 2%의 식물을 두면 포름알데히드, 톨루엔이 각각 50.4, 60.0%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힘입어 농진청은 좁은 사무공간에 식물을 효율적으로 활용해 '그린 힐링오피스'를 만들기 위한 한쪽 벽면 전체 또는 일부를 수직으로 식물로 덮는 '바이오 월(Bio wall)'과 파티션 위에 수평으로 화분을 올려놓은 방법을 개발했다.
바이오 월은 식물 잎에 의한 휘발성 물질 흡수와 특수 정화 배양토흡착 등으로 공기정화 기능까지 갖춘 시스템이다. 농진청이 실험한 결과 포름알데히드 농도는 빈방에서는 110ppb, 바이오월이 있는 방에서는 50ppb로 약 55% 감소했다. 톨루엔,에틸벤젠, 자일렌은 각각 56, 66, 85% 감소했다.
바이오 월에 식재된 식물 1㎡로 실내공간 15 ㎡ 정화할 수 있고 실내 온도를 평균 0.7℃, 최대 3 ℃ 까지 낮출 수 있어 에너지 절약에도 도움이 된다.
농진청은 바이오 월 시스템에 대한 특허를 출원하고 업체로 기술 이전을 완료한 상태다.
농진청은 앞으로 실내공간에 식물도입이 많아지면 실내 식물만 설치하는 실내 조경뿐만 아니라 유지·관리하는 실내원예 사업이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한 실내원예업체는 골프존, 네이버 등 80곳의 업체에 힐링오피스를 관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농진청은 힐링오피스가 늘어나면 관엽식물 판매가 많이 늘어나 화훼농가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김광진 농촌진흥청 도시농업연구팀 연구관은 "사무실이나 학교 등 생활공간에 식물을 2% 정도만 기르면 공기정화 효과로 업무효율을 높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아이들은 청정 학습공간으로 집중력도 향상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며 "앞으로 실내공간에 식물 도입이 많아진다면 실내에 식물을 설치만 하는 실내조경이 아닌, 유지·관리하는 실내원예 사업 확대에도 이바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