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나 지하철을 탄 중고생들끼리 대화하는 것을 듣다 보면 “○발” “○나” 등 듣기 거북한 욕설이 습관적으로 튀어나와 씁쓸해할 때가 적잖다. 실제로 5일 한국교육개발원이 공개한 '학교생활에서의 욕설사용실태 및 순화대책' 연구용역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10월 한달간 서울ㆍ전남ㆍ충남 초중고생 1,260명을 설문한 결과 73.4%(925명)가 매일 한 번 이상 욕설을 한다고 응답했다. 욕설을 가끔 한다(21.2%)거나 전혀 하지 않는다(5.4%)는 학생은 10명당 3명이 채 안됐다. 욕하는 대상은 친구(70.3%)가 가장 많았고 '아무한테나 욕설을 한다'는 응답자도 5.2%나 됐다. 많이 사용하는 욕설(복수응답)은 ○발(20.0%), 병○(15.8%), 개○○(12.2%), 미친○(9.9%), ○나(8.6%), 지○(5.1%) 등이었다. 욕설을 하는 이유로는 습관(25.7%), 남들이 쓰니까(18.2%), 스트레스 해소(17.0%), 친구간 친근감 표현(16.7%), 남들이 만만하게 볼까봐(8.2%), 편해서(5.4%), 누군가를 무시하거나 비웃기 위해(4.6%) 등을 꼽았다. 교사와 학생간 언어폭력 문제도 심각했다. 응답자의 절반 가량(40.7%)은 교사로부터 '자주 또는 가끔' 욕설을 들은 적이 있다고 답했고, 이 중 40.4%는 교사의 욕설을 들으면 '겉으로 표시는 안해도 속으로 욕을 한다'고 했다. 친구들과 교사 흉을 볼 경우에는 해당 교사의 이름이나 과목명(27.7%), 별명(15.0%), 그놈ㆍ그자식ㆍ그새○(13.1%), 걔(12.2%) 등으로 지칭했다. 교사를 '선생님'으로 부르는 학생은 18.6%(초교 46.1%, 중학교 8.8%, 고교 6.1%)에 불과했다. 욕설을 배우는 경로는 친구(47.7%), 인터넷(26.4%), 영화(10.2%) 등이었고 배우는 시기는 초등학생이 80.3%(고학년 58.2%, 저학년 22.1%)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속보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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