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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자산운용시장 선진화할 때

김교식 <공적자금관리위원회 사무국장>

공적자금관리위원회는 지난달 29일 공적자금 투입 이후 민영화 절차가 진행되던 대한투자증권을 하나은행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이로써 지난 2004년 2월 현투증권을 푸르덴셜금융에 매각하고 올해 2월 한국투자증권을 동원금융지주에 매각한 데 이어 이번에 대한투자증권을 매각함으로써 97년 외환위기 수습 당시부터 추진된 우리나라 3대 전환증권사(옛 투신사)의 구조조정이 참여정부에서 모두 매듭을 짓게 됐다. 3대투신사 구조조정 마무리 그동안 부실 투신사 문제가 금융시장의 잠재적 불안요인으로 우리 경제에 큰 부담이 돼오던 차에 3대 투신사의 민영화를 완료한 것은 앞으로 우리나라 자산운용산업의 발전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고 할 수 있다. 나아가 동북아 금융허브의 구축을 위한 기반이 조성됐다는 점에서도 그 의미가 크다 할 것이다. 이번 투신사 매각은 국제적인 공개경쟁입찰방식으로 진행돼 매각절차가 투명했을 뿐만 아니라 매각가격이나 조건도 가장 유리한 내용으로 이뤄졌다고 본다. 더욱이 3대 투신사를 매입한 국내외 투자가들이 단기차익을 겨냥한 투자자가 아니라 동종 업종에 종사하는 유수 금융기관이라는 점은 앞으로 이들 투신사가 당해 회사의 성장은 물론 금융산업 전반의 안정적인 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공교롭게도 3대 투신사를 민영화한 결과 국내 5대 자산운용회사의 주인이 각각 증권(동원ㆍ삼성), 은행(하나ㆍ국민), 보험(푸르덴셜) 등 금융권별로 고르게 분산돼 자산운용시장의 독점을 방지하고 경쟁을 촉진함으로써 양질의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게 될 전망이다. 앞으로 국내 자산운용사들은 치열한 경쟁을 통해 실적배당상품에 대한 금융소비자들의 관심을 제고하고 자산운용산업 전반에 대한 고객의 신뢰를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러한 금융구조조정 과정에서 우리 사회는 공적자금의 투입이라는 비싼 대가를 철저히 치르고 있다. 과거 외환위기와 대기업의 연쇄부도 과정에서 금융시스템의 붕괴를 막기 위해 투신권에 대규모 공적자금을 지원한 데 이어 이번에도 누적된 부실을 해소하기 위해 또다시 공적자금을 지원하게 됐다. 비록 이러한 공적자금 지원이 더 큰 사회적 비용을 막기 위한 금융시장 안정비용이고 고용안정 등 사회안전망 구축에 공헌한 점이 있다 하더라도 정책담당자로서 송구스런 마음을 금할 수 없다. 앞으로는 그동안의 사례를 교훈삼아 대규모 공적자금이 투입되는 사태가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정부는 물론 업계도 각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공적자금이라는 국민적 지원에 힘입어 과거 부실을 털어내고 다시 일어선 투신3사는 과감한 경영혁신과 철저한 위험관리를 통해 과거 투신업계의 선도주자답게 한단계 성숙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주력해야 할 것이다. 선진국의 경우에도 수 개의 선도 자산운용사들이 신상품 개발, 안정적인 투자성과 실현 등을 통해 자산운용산업의 발전을 이끌고 있다. 엄격한 시장 규율 확립해야 아울러 정부는 글로벌스탠더드에 걸맞은 제도적 환경을 구축하고 경쟁촉진 및 엄정한 감독을 통해 시장규율을 확립하는 데 배전의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2004년 말 우리나라 주식투자인구는 376만명으로 전년대비 4.4% 감소한 반면 주식형 투자신탁계좌 수는 적립식 펀드의 돌풍에 힘입어 전년대비 무려 64%나 증가했다. 투신 수탁고가 5년 만에 200조원 가까이 기록하는 등 바야흐로 자산운용시장에 봄기운이 완연한 시점에 자산운용업법의 시행과 퇴직연금제도의 도입에 이은 투신권의 구조조정이 우리나라가 동북아시아의 금융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단초가 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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