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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경제소사/ 12월 29일] <1588> 캐롤라인호 사건


1837년 12월29일, 나이아가라강. 캐나다 식민지에 주둔하는 영국군 특공대가 야음을 타고 보트를 저어나갔다. 목표는 미국의 민간 증기선 캐롤라인호. 영국의 지배에서 독립하려는 캐나다 백인 저항세력에게 무기와 탄약을 실어 나르는 배였다. 영국군은 독립군을 쉽게 제압할 수 있다고 자신했으나 반영감정에 사로잡혀 캐나다로 돈과 무기ㆍ식량을 보내는 미국 민간인들만큼은 여간 성가신 상대가 아니었다. 미국인 중에는 군복을 벗고 참전하는 현역 장교도 적지 않았다. 벼르던 영국은 결국 나이아가라강 가운데 국경 수로선을 넘어 미국 땅인 네이비섬에 정박한 캐롤라인호를 덮쳤다. 캐롤라인호를 빼돌린 영국군은 강으로 나와 배에 불을 지르고 물러났다. 문제는 잠자고 있던 아프리카계 미국 선원 한 명이 불타는 배와 함께 강물에 떠내려가 끝내 나이아가라 폭포로 떨어져 숨졌다는 사실. 미국인들은 영토를 무단 침입한 영국군이 미국인을 죽게 만들었다는 사실에 분개했다. 들끓는 미국의 여론에 무대응으로 일관하던 영국은 미국 정부가 정식으로 항의하자 '적의 위협을 제거하기 위한 정당한 전쟁행위'라고 주장했다. 미국은 이에 대해 '자위권이 합법적으로 행사되려면 공격에 대응할 수밖에 없는 불가피성과 공격 수위와 비슷한 수준의 대응이어야 한다'고 맞섰다. 양측은 1842년 북서부 국경 문제와 노예무역 단속 등을 포함한 '웹스터애슈버턴 조약'을 체결할 때 영국이 구두로 사과하는 선에서 캐롤라인호 사건을 마무리했지만 당시 미국이 밝혔던 입장은 '캐롤라인 원칙'으로 불리며 자위권 행사의 국제적 가이드라인으로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다. 캐롤라인 원칙은 절대적일까. 그렇지 않다. 팔레스타인에 대한 이스라엘의 '비대칭적이고 선제적인 자위권'을 미국은 언제고 지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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