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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메르스 대응, 경시해서도 과민반응해서도 안돼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이 예상 밖의 속도로 확산되며 전염병에 대비하는 우리 사회 시스템 전반에 허점이 드러나고 있다. 중앙메르스대책본부는 4일 국내의 메르스 환자 수가 전날보다 5명 늘어난 35명, 격리자는 전날보다 303명 증가한 1,667명이라고 밝혔다. 첫 메르스 발병이 확인된 후 보름 남짓 동안 늘어난 속도치고는 지나치게 빠른데다 발병 초기 정부의 장담과 달리 3차 감염자가 발생했으며 군부대까지 확대된 점 등은 상당히 우려스럽다.

메르스가 이같이 확산된 데 대한 1차적 책임은 전파력을 지나치게 가볍게 보고 초기 방역에 실패한 정부에 있다. 그러나 현시점에서 정부의 잘잘못을 따지기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병의 추가 전파를 막는 일이다. 그런 점에서 보면 메르스 감염자와 의심환자 수가 증가하고 있으나 병원 내 감염 수준에 머물러 아직 늦지 않았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을 귀담아들을 필요가 있다. 정부는 메르스 감염환자들이 연관된 병원의 숫자가 14곳이라고 공표했을 뿐 병원 이름과 지역은 밝히지 않고 있다. 불필요한 공포와 혼란을 조장할 우려가 있다는 것이 이유이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에서는 이를 추정하는 병원 명단이 떠다니는 것 또한 현실이다. 정부의 주장에도 일리가 없지 않으나 이 정도가 되면 병원명을 공개하고 국민들의 협조를 당부하는 방안도 검토해볼 만하다.

메르스 같은 전염병이 무서운 것은 병의 전파력이나 높은 치사율 때문이 아니라 이 병으로 사회 내부에 불신과 갈등이 증폭되기 때문이다. 병에 대한 정확한 실체를 알지 못한 가운데 공포가 사회 전반을 지배하면 선제적이고 효과적인 방역보다 '뒷북'식 대책만 되풀이하는 악순환을 거듭하게 된다. 메르스를 지나치게 가볍게 봐서는 안 되겠지만 마찬가지로 너무 과민한 반응 역시 자제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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