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파이낸셜 포커스] 경영정상화 MOU… 비상 걸린 우리금융

행사·출장 줄이고 연차 사용 의무화… 마른 수건도 다시 짠다<br>판매관리비·경비 등 지출 줄이기 안간힘<br>인센티브 삭감 가능성도


우리은행의 부부장(팀장)급 관리자인 김모씨는 입행 이후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단 한번도 연차를 사용해본 적이 없다. 은행 내에서 연차를 쓰는 사례가 많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연차를 쓰지 않으면 지급되는 보상금이 쏠쏠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김씨는 이달 말 연차를 내고 가족여행을 갈 계획이다. 옆 부서에서 근무하는 입행 동기 이모씨 가족도 여행에 동참하기로 했다.

우리금융지주가 예금보험공사와 맺은 경영정상화이행약정(MOU)을 달성하기 위해 '마른 수건 쥐어짜기'에 돌입했다. 하반기 들어 터진 웅진 사태로 상당 수준의 대손비용을 피할 수 없게 됨에 따라 선제적 비용관리를 통해 무리 없이 MOU를 이행하겠다는 것이다.

21일 금융계에 따르면 우리금융지주는 각 계열사에 불필요한 비용지출을 줄일 것을 요구했다. 관리자급 직원들은 의무적으로 6일의 연차를 사용하도록 했다. 주력계열사인 우리은행의 경우 연차의무사용으로 약 87억원의 비용을 줄일 수 있게 됐다.

지주는 또한 일반관리비(업무추진비)를 최소화할 것을 지시했다. 해외출장도 줄이고 연말께 열리는 그룹 행사도 호텔이 아닌 은행 강당에서 개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그룹 차원에서 비용절감 노력을 벌이고 있다"며 "인건비는 고정비용이라 통제가 안되고 일반관리비 항목에서 불필요한 지출을 최소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금융지주가 이처럼 비용통제에 몰두하는 것은 예보와 맺은 MOU를 이행하기 위한 대비책이다. 우리금융지주가 예보와 맺은 '2012년 경영정상화계획'은 재무 부문과 비재무 부문으로 나뉘는데 이 중 재무 부문 항목을 보면 ▦연결BIS자기자본비율 10% ▦총자산순이익률(ROA) 0.46% ▦판매관리비용률 48.1% ▦1인당조정영업이익 3억2,000만원 ▦지주회사경비율 0.6% ▦순고정이하여신비율 1.2% 등으로 이뤄져 있다.



우리금융지주는 이 중 판매관리비용률과 지주회사경비율 항목에서 다소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용통제가 판관비와 경비 등에 집중된 것도 이 때문이다.

우리금융의 또 다른 관계자는 "3ㆍ4분기까지는 MOU 이행에 아무런 문제가 없었고 4분기 결산도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다만 일부 항목의 경우 미리 대응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비용 줄이기에 나서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우리금융그룹 임직원들의 연말 인센티브는 삭감될 가능성이 커졌다. 4ㆍ4분기는 계절적으로 금융사들이 충당금을 적립해야 할 시기여서 이익규모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 게다가 우리금융은 최대주주가 예보라는 특수성으로 경쟁사들에 비해 인센티브 규모가 박했다. 실제로 우리은행은 이종휘 행장 시절 인센티브를 반납한 사례도 있다.

대형 증권사 은행담당의 한 애널리스트는 "우리은행만 해도 웅진 사태에 노출된 대출규모가 4,800억원에 달하는데 이 중 최소 1,500억원 정도가 무수익여신으로 평가된다"며 "이렇게 되면 상당한 금액을 충당금으로 쌓아야 하는데 지주 입장에서는 당연히 인센티브 규모를 줄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